포스코, 실적 훈풍에 광산 개발 수익까지 모든 게 다 좋다..."정치권&미얀마 리스크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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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실적 훈풍에 광산 개발 수익까지 모든 게 다 좋다..."정치권&미얀마 리스크만 빼고"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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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1분기 영업이익 1분기 만에 1조 이상 전망...광산 투자 수익까지
악재: 거세지는 정치권 맹공에 미얀마 사업 불확실성 커져

포스코에 호재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올해 대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10년 전 투자한 광산에서 수익도 발생하는 등 호재가 있는 반면, 정치권의 압박과 미얀마 사업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실적 개선, 광산 투자 결실 등 호재들이 생겼지만 정치권의 맹공이 거세지고 있고, 미얀마 사업의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는 등 악재까지 겹쳐 골치아픈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호재: 1분기 영업이익 1분기 만에 1조 이상 전망...광산 투자 수익까지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1분기 1조28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2018년 3분기 1조398억원을 기록한 이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올해 1분기 10분기 만에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올해 매출이 60조원 대를 회복하고, 영업이익은 작년(2조4000억원)의 두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국제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수요가 회복되며 철강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도 올해 1분기에만 주요 제품가격을 20만원 이상 인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광산투자 배당금이라는 새로운 수익원까지 생겼다. 로이힐홀딩스 이사회는 지난 25일 올해 1분기 배당금을 분기 기준 최대치인 13억5000만 호주달러(약 1조1700억원)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보유 지분 12.5%에 해당하는 한화 약 1500억원을 4월 중 지급받는다.

로이힐 광산은 호주 서북부 필바라 지역에 있는 호주 최대 단일광산이다. 철광석 매장량은 23억톤이고 연간 5500만톤의 철광석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2010년 대형 공급사들의 원료 과점화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대만 차이나스틸 등과 함께 로이힐 광산 개발에 참여했었다. 

총 1조3000억원을 투자해 12.5%의 지분을 보유했다. 당시 과잉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결실을 맺고 있다. 향후 포스코가 받게될 분기별 배당금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올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600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광산과 관련된 호재는 또 있다. 포스코가 인수한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220만톤보다 여섯 배 들어난 1350만톤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전기차 약 3억700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매장량을 현 시세에 적용해 판매시 누적 매출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악재: 거세지는 정치권 맹공에 미얀마 사업 불확실성 커져

하지만 강력한 악재들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정치권 악재다. 국회 환경노동위(이하 환노위)는 포스코에 대해 현장 시찰 및 환경청문회 개최를 놓고 논의 중이다. 4월 경 포스코 제조현장 산업시찰을 하고, 5월에는 환경청문회를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서 잇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지난 3월 16일 포스코케미칼 공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써 노조가 추정하는 최정우 회장 임기동안 사망자 수는 20명에 육박했다. 

지난 2월에 열린 산업재해청문회에서 최정우 회장은 허리가 아프다며 불출석을 통보했다가 환노위가 불출석 사유를 인정하지 않자 출석했었다. 당시 환노위 위원들은 '인성 문제'까지 거론하며 최 회장에게 맹공을 가했다. 

포스코 대관이 국회 대응에 소홀한 점도 환노위 위원들의 불만을 증폭시켰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으며, 포스코가 올해 있을 국정감사에서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5일 미얀마 군부를 도와주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5일 미얀마 군부를 도와주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또 다른 악재는 커져가는 미얀마 사업 리크스다. 포스코가 합작 투자 사업을 통해 미얀마 군부 정권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가 된 계열사 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과 포스코강판의 컬러강판 생산 사업이다. 컬러강판 사업은 포스코강판이 지분 70%를 출자해 설립한 ‘미얀마 포스코C&C’가 사업 주체고, 이 회사의 주요 주주(지분 30% 보유)가 미얀마 군부 정권이 운영 중인 MEHL(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이다. MEHL은 미국의 제재 대상 4곳에 포함된다.

가스전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 규모다. 문제는 포스코가 수익금의 15%를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에 배당한다는 점이다. MOGE는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2018년 포스코가 MOGE에 배당한 금액은 1억9400만 달러다. 한화로 계산하면 2000억원이 넘는다. 미얀마 시민단체 등은 이 배당금이 군부로 흘러가고 있다며 배당금 지급을 일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에 군함까지 판매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부의 요청을 받아 군함을 팔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민간 상선으로 수출했다고 해명했다. 

과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수출한 일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2~2006년 미얀마에 포탄을 수만 발씩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비와 기계, 기술자료를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강판은 MEHL와의 사업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강판은 MEHL과의 합작사 보유 지분 70%를 매각하거나 MEHL이 보유한 30%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사업이 군부 정권과 연결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의 지분 51%를 갖고 있고, 미얀마 국영 가스회사(MOGE)가 지분 15%를 지니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은 지난 20년간 정권과 관계없이 추진해 온 사업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은 "미얀마 군부의 학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군부와 유착된 한국기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이라며 "포스코는 군함 수출과 관련된 정보를 즉각 공개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3월 25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서 ‘미얀마 군부 도와주는 포스코 규탄, 쿠데타 세력과 경제협력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세계 투자자들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6680억 달러(약 754조 원) 규모의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를 비롯한 여러 투자단체들이 자사의 포스코 보유지분이 책임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포스코로써는 당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이미 키울대로 키운 미얀마 사업들을 접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 사업 수익이 3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비판이 점차 커지고 있어 미얀마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사업 구조조정으로 포스코강판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매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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