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 버핏' 애크먼, 1조5천억 쿠팡 지분 기부 "쿠팡 믿기어려운 성공, 이제 인류에 혜택"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한국인 최초 '더기빙플레지' 서약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약 5조원의 기부를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한 데 이어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빌 애크먼(Bill Ackman)이 1조 5000억원 상당의 쿠팡 주식 기부에 나서는 등 국내외에서 조 단위 '통큰 기부'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김 의장에 앞서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한 바 있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16일 자발적 기부 운동 '더기빙플레지'의 220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기부(giving)'를 '약속(pledge)'한다는 뜻으로, 지난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 운동이다.
더기빙플레지에는 현재 25개국 220명이 서약했다. 여기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서약서에서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주년 특집 기사를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 이제 기빙플레지 서약을 앞두고 있다. 기사를 처음 접했던 때만큼이나 설렘을 느낀다"며 "기부 서약이라는 의미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빌·멀린다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그리고 앞선 기부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운을 뗐다.
김 의장은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한다"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목표했던 부를 얻고 난 뒤 인생의 방향을 잃고 한동안 방황해야 했으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접한 뒤 앞으로의 삶에 방향타를 잡을 수 있었다"며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새겼던 10여 년 전 100명의 창업가(CEO)를 육성·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카카오 공동체라는 훌륭한 결실을 맺으며 대한민국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서약을 시작으로 우리 부부는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려 한다"며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를 발굴해 지원하고 미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찾으며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또 다른 혁신가들의 여정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며 서약에 흔쾌히 동의하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헤지펀드 업계 거물로 알려진 빌 애크먼(Bill Ackman)이 15일(현지시간) 1조 5000억원 상당의 쿠팡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퍼싱스퀘어'라는 헤지펀드 운영으로 커다란 성과를 기록해 '리틀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애크먼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팡의 초기 투자자였다.
애크먼은 "나는 쿠팡의 1호 투자자(Day One investor) 중에 한명이었다"며 "쿠팡이 믿기 어려운 성공을 거뒀고 이제 인류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크먼이 기부하기로 한 쿠팡 주식은 2650만주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쿠팡이 1주당 약 50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지분 가치는 약 13억 2500만달러(약 1조 5020억원)에 달한다. 쿠팡이 지난 11일 뉴욕증시에 상당되면서 10년 만에 막대한 차익을 얻었지만 이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크먼의 순자산은 22억달러다. 쿠팡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으로, 블룸버그 집계는 이를 포함하지 않은 추정치로 보인다.
따라서, 애크먼은 본인 전재산의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쿠팡 지분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부금은 3개의 재단에 나눠서 배분될 예정이다. 우선 애크먼 본인이 지난 2006년 만든 퍼싱스퀘어재단(PSF)에 4억달러가 들어간다. 애크먼은 PSF에 대한 기부금이 "헬스케어, 의학, 교육, 경제발전, 사회정의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2개의 재단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애크먼은 행동주의(activist) 펀드를 운영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많은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냉혈인간'이란 평가도 받았다. 그런데 애크먼이 쿠팡을 극찬하며 거액을 기부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애크먼은 이번 기부 결정을 알리며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표시했다. 애크먼은 "Bom(김범석 의장을 지칭)과 쿠팡 팀에게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애크먼은 지난 2012년 '기빙 플레지'에 전재산의 절반 이상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수년동안 내가 기부활동을 하면서 얻은 감정적, 정신적 보상은 너무나 엄청났다"며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나눌수록, 나는 더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지난 2월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했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1호 가입자로 재산 절반인 약 5000억원을 기부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