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개인연금 수익률 보다 낮아···'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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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개인연금 수익률 보다 낮아···'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급물살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1.2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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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 저금리로 수익률↓
- 노후소득보장 기능 미흡...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방안 급물살
- 안호영 의원, 선진 자산운용 방식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대표 발의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퇴직연금이 저금리로 인한 수익률 저하로 자산운용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퇴직연금을 통한 노후자산 마련을 위해 선진 자산운용 방식을 도입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와 적립금 운용에 관한 투자일임계약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한 적격 상품(사전지정운용방법)을 편입시키고, 회사가 퇴직연금 운용을 전문성을 갖춘 금융기관에 투자일임으로 위탁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은퇴시점, 금융시장 상황 등에 따른 초장기기간의 자산운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가 이를 수행하기 어려워 현재는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기존에 편입한 원리금보장상품에만 재차 편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2.25%로, 국민연금 11.34%에 크게 못미친다. 개인연금 수익률 3.05%에 비해서도 저조했다.

이에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220조원에 육박했지만 연 1%대(원리금 보장형)에 불과한 낮은 수익률로 고수익 실현을 위한 증권사로의 계좌 이전을 희망하는 연금 가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삼성, 미래에셋대우, NH투자, KB증권 등 국내 4대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고수익을 좇는 적극적인 투자 방식은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는 노후자금으로서의 연금 투자방법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향후에도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자산운용 역량이 부족한 퇴직연금 가입자의 수익률 제고를 돕기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확정급여형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의 적립금 규모는 조 단위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 운용방법은 도입 초기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어, 기업이 임금상승률만큼 운용수익률을 올리지 못하거나 연금부채가 증가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추가 부담금이 증가할 수 있어 기업의 재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에 따르면 미국, 호주, 영국, 일본 등은 과도한 원리금보장상품 편입에 따른 수익률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를 도입·운영 중으로, 이들 국가에서는 연평균 7%에 이르는 수익률을 보이며 퇴직연금이 노후자산 마련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퇴직급여의 선진 자산운용 방식 도입을 위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사진=안호영의원실]

 

안호영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사전지정운용방법은 손실가능성과 예상수익이 합리적 균형을 이루고, 수수료 등 제반비용이 수익에 비해 과대하지 않으며, 법에서 정하는 운용방법을 사전심의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마치고 고용부장관이 승인하도록 했다"며 "가입자는 본인의 퇴직시점이나 투자성향 등에 따라 단일 또는 복수의 유형을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전지정운용제도는 강제 제도가 아닌 운용지시를 하지않고 퇴직연금을 방치하는 가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로서 스스로 운용지시를 하는 가입자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싶은 가입자는 기존대로 원리금보장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가 전문성을 갖춘 적립금 운용기관과의 적립금 운용에 관한 투자일임계약 체결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기업의 적립금 운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적립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호영 의원은 "디폴트 옵션과 투자일임 방식이 도입되면 원금보장상품에만 투자되거나, 아예 방치되기 쉬운 퇴직연금이 전문성을 갖춘 기관의 합리적인 운용방법에 따라 근로자의 노후 자산형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퇴직연금 수급권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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