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내년 '안정·쇄신·성장' 세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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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내년 '안정·쇄신·성장' 세마리 토끼 잡는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24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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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취임 직후 환경이슈 곤혹으로 '사과'
업계 불황으로 연속 적자 이어 코로나19 직격탄
내년 체질개선·신사업 성과 등 실적 반등 기대

내년 취임 3년차를 맞는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안정'을 바탕으로 '쇄신'과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안 사장은 1959년생으로, 지난해 2월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포스코맨'이 경쟁사인 현대제철 대표이사직을 맡은 '파격 이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 사장은 그러나 취임 직후 환경이슈로 곤혹을 치뤘다. 지난해 6월 충청남도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브리더'란 압력밸브 개방으로 대기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했다며 조업정지 10일 조치를 내렸다.

'고로'는 화재나 폭발 사고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2개월 간격으로 보수작업을 한다. 이때 수증기 등을 내부에 주입하는데, 내부 압력이 급격하게 올라갈 경우 폭발 등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브리더를 일시적으로 열게 된다. 이 순간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압박이 거세지자 안 사장은 지난해 7월 9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환경 이슈로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현행 기술이 허락한 모든 기술을 적용해 설비를 개발하고 신뢰를 얻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다행히 조업 정지 처분은 면했지만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역대 최초의 분기 적자다. 적자는 올해 1분기에도 지속돼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월부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동차 등 수요업계의 생산중단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해마다 1조원을 훌쩍 넘기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313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역대 최저인 1100억원대가 예상된다. 안 사장은 취임 후 '최악의 2년'을 보낸 셈이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맨 오른쪽)이 작년 7월 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맨 오른쪽)이 작년 7월 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오를 일만 남았다" 내년 주시하는 안동일 사장

지난 2년간 '고통'을 감내했던 안 사장은 그러나 내년 성장에 강한 자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황 악화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내년부터는 사업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 내년부터 성과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

안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 초부터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실 내 철강사업경쟁력강화TFT, 영업본부 내 글로벌전략TFT(Task Force Team)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적자사업을 줄줄이 접었다. 지난 4월 단조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현대IFC를 출범했고, 당진제철소의 박판열연과 컬러강판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적자에 허덕이는 강관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외 판재, 봉형강, 단조 등 타 부문도 수익성과 시너지 등을 고려한 사업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현대IFC는 조기 정상화로 지난 2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또 전기로 열연인 당진제철소의 박판열연도 가동중단 후 고부가제품을 대체 생산, 수익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경쟁사대비 제품경쟁력이 떨어졌던 컬러강판은 가동을 중단했다. 

이러한 사업구조 개편으로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거뒀다. 올해 4분기에는 연중 최대인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안 사장은 수소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충남 당진제철소 수소공장 인근 하이넷 출하센터 부지에서 현대차와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고순도 수소 공급 및 인프라 확대’를 위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수소 생산ㆍ유통시설 구축을 위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 및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친환경 수소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또 FCEV(수소전기차)를 주요 사업장에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수소 생산능력을 기존 3500톤에서 연간 최대 3만7200톤으로 늘린다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내년 1분기 톤당 10만원 수준의 가격인상을 추진 중이다. 철광석 가격 급등과 철강 수요 회복으로 인한 글로벌 철강격 강세 등이 배경이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로 브리더로 곤혹을 치렀던 현대제철은 고로 유해가스배출 원천차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5년간 49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안동일 사장이 회사가 가장 어려울 때 대표이사로 부임해 사업구조 개편 등 회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추진해왔다"며 "이는 내년 실적 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증권가 전망도 낙관적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매출은 19조216억원으로 올해보다 6.0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525억원으로 38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378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현재 3만8000원대의 주가도 줄줄이 상향조정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가를 4만원, 현대차증권은 4만1000원, 메리츠증권은 4만4000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완만한 마진 스프레드 개선과 완성차향 출하 회복으로 내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또 현대차증권 박현욱 연구원은 "실적 증가의 방향성과 낮은 P/B를 고려해 향후 주가는 우상향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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