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7 배터리 결함 공식 확인..."8가지 배터리 검사프로세스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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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노트7 배터리 결함 공식 확인..."8가지 배터리 검사프로세스 도입"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7.01.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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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잇단 발화 사고로 단종한 갤럭시노트7에서 배터리 결함을 확인했으며, 다른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결함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23일 공식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 수십만대를 동원해 충·방전 시험을 거듭한 결과 삼성SDI와 중국 ATL이 제조한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결함을 발견했고, 국외 검증기관 3곳도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는 배터리 안전 검사를 강화하고, 제품 생산의 전문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 고동진 사장 "갤노트7의 두종류 배터리, 각기 다른 발화 원인" 

고 사장은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해 소손(燒巽·불에 타서 부서짐) 현상을 재현했다. 갤럭시노트7에 채용된 두 종류의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삼성SDI와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론은 갤럭시노트7 기기 본체의 구조 설계상 문제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화 사고를 초래했을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고 사장은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 "시장에서 발생한 소손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규모 충·방전 시설까지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국외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은 삼성SDI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다른 안전인증 회사 엑스포넌트(Exponent)의 조사 결과도 UL과 비슷했다.

UL조사결과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음극탭 부위 젤리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돌돌 만 것) 코너의 눌림 현상 때문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 때문에 각각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UL과 엑스포넌트는 갤럭시노트7 기기 본체에서는 발화와 연관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독일 인증 회사 TUV 라인란드는 갤럭시노트7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배터리 안전성을 저하할 수 있는 요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지브 제수다스(Sajeev Jesudas) 최고운영책임자(COO), 케빈 화이트(Kevin White) 엑스포넌트 수석연구원, 홀거 쿤츠(Hoger Kunz) TUV 라인란드 부사장 등이 참석해 각사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 삼성 "모든 프로세스를 점검해 종합적인 재발방지 대책 수립"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같은 치명적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안전성을 크게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고동진 사장은 "그동안 고객, 통신 사업자, 유통 거래선, 협력사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스마트폰의)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8가지 배터리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안전·내구성 검사, 외관 검사, X레이 검사, 해체 검사, 누액 감지(TVOC) 검사, 상온의 전압 변화(ΔOCV) 측정 검사,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소비자의 사용 환경을 가정한 가속 시험 등이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하겠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내부에 배터리를 끼우는 공간을 여유 있게 확보하고, 배터리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는 동시에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을 높였다.

또 충전 온도와 속도, 전류량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했다.이밖에 핵심 부품의 설계, 검증, 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했다. 제품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문단도 꾸렸다.

클레어 그레이(Clare Grey)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거브랜드 시더(Gerbrand Ceder)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이 추이(Yi Cui)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아마즈 테크컨설팅 최고경영자(CEO)인 토루 아마즈쓰미(Toru Amazutsumi) 박사 등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삼성전자가 대량 충방전 검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검사(백커버 분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8포인트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8포인트 안전성 검사(X레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검사(홍채인식)를 하고 있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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