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인수 후 3일 연속 주가 내리막...인수자금 조달 우려감 반영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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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인수 후 3일 연속 주가 내리막...인수자금 조달 우려감 반영됐나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0.22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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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조달이 재무건전성에 악영향 우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낸드 사업 투자가 부담이라는 전망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조달 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겠다고 20일 발표한 이후 며칠 새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10조원대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데 부담이 있을 것이란 우려와 너무 비싸게 주고 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는 물론 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과 동시에 10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조달이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금액은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하면 낸드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자리하게 된다.

22일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500원(-0.6%) 떨어진 8만3300원에 마감됐다. 인수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20일 오전에는 장 초반에 9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당일 8만5200원으로 떨어진 채 마감됐다. 3일 연속 하락세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낸드플래시의 급격한 가격하락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10조원 이상의 인수 자금은 SK하이닉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텔 낸드 사업부는 최대 3억달러 이익으로 추정된다"면서 "따라서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 수준이 되어 비싼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지분 인수에 4조원을 쓴것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2018년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여해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현재 지분율은 해당 컨소시엄이 49.9%, 도시바가 40.2%, 호야가 9.9%를 차지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앞서 키옥시아에 4조원 가량을 투자한 데 이어 10조원 넘는 금액을 현재 수익성이 떨어지는 낸드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진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부채 담보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재무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부채비율에 따른 재무부담과 시간과 투자에 대한 압박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조달 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올 상반기 말 기준 5조3000억원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이 매년 새롭게 장비를 도입해야 하고, 공장 유지·보수에 수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넉넉한 금액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 기업결합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의 규모가 신고회사 3000억원 이상, 상대회사 300억원 이상일 시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국내 공정위 심사는 SK하이닉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담당하고, 국외 경쟁당국의 심사에는 외국계 로펌인 스캐든압스가 대응해 성사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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