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국에서 ‘백신’ 원숭이 시험, 성공 or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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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국에서 ‘백신’ 원숭이 시험, 성공 or 실패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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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 중국에서 원숭이 대상 백신 시험, 성공적 성과 있어
중국 백신 업체 시노박 바이오테크가 코로나19 관련 백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XINHUA/ALAMY STOCK PHOTO]
중국 백신 업체 시노박 바이오테크가 코로나19 관련 백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XINHUA/ALAMY STOCK PHOTO]

중국 바이오테크 회사가 원숭이를 상대로 코로나19(COVID-19) 백신 실험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지는 23일(현지 시각) ”중국 바이오테크 회사가 원숭이에게 백신을 투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사용된 백신은 화학적으로 비활성화된 바이러스 버전으로 구성된 구식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원숭이에게서 부작용은 없었다. 지난 16일부터 임상 시험이 시작됐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시노박 바이오테크(Sinovac Biotech) 연구원들은 두 가지 다른 용량의 백신을 8마리 원숭이에게 투여했다. 3주 뒤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원숭이 폐에 튜브로 주입했다.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백신을 가장 많이 투여한 원숭이에게서 가장 좋은 반응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일주일 뒤 원숭이 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탐지하지 못했다. 저용량을 투여받은 원숭이도 일시적 바이러스 감지가 있었는데 이 또한 통제 가능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시노박 연구원들은 출판 전 논문 서버인 ‘bioRxiv’에 지난 19일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4마리 대조군 원숭이는 심한 폐렴을 유발하는 등 높은 수준의 바이러스 RNA가 발달했다.

멩 웨이닝(Meng Weining) 시노박 이사는 “원숭이 실험결과를 통해 이번 백신이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플로리안 크래머(Florian Krammer) ISM(Icahn School of Medicine) 바이러스학자는 “이번 백신은 구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며 “구식인데 효과가 있다면 이는 앞으로 저-중소득 국가에서도 충분히 관련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구심을 갖는 전문가도 있다. 역시 원숭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있는 더글라스 리드(Douglas Reed ) 피츠버그대 교수는 통계학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보여주기에는 시험 대상 원숭이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또 원숭이를 떠나 사람에게 관련 백신을 투여했을 때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천천히 변이를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노박 연구원들은 원숭이, 쥐, 박쥐 등에서 채취한 항체를 중국,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과 영국의 코로나19 환자로부터 분리한 균주와 혼합했다. 그 결과 중화항체(바이러스를 제압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했다고 시노박 측은 밝혔다.

사이언스 지는 “시노박은 경험이 풍부한 백신 제조업체 중 하나”라며 “멩 이사는 최대 1억 개 이상의 백신을 만들 수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다른 제조사와 제휴도 가능하다고 멩 이사를 강조했다.

시노박은 최근 제1 임상을 시작했다. 144명의 자원자를 모집했다. 고용량, 저용량, 위약 등의 처방을 받는다. 시노박은 5월 중순쯤에 제2 임상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6월 말에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멩 이사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후 수천 명을 대상으로 제3 임상 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 임상은 임상 시험 마지막 단계로 상용화 직전에 이뤄지는 시험을 말한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23일 현재 6개의 백신에 대해 임상 시험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77개는 개발 중이다. 대부분 현대의 유전 공학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 중 4개는 구식 방식의 비활성화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멩 이사는 “백신을 만드는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효과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빨리, 안전하게 효과 있는 백신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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