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삼킨 철강 수요… '막막하다' '오리무중' 철강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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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삼킨 철강 수요… '막막하다' '오리무중' 철강업계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4.02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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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 악화, 철강업계에 실질 압박으로 작용
철강재 수입 비중 높은 미국·유럽 수급 악화 ‘수출 차질’
버티는 철광석 값… 장기화하면 경영 악재
포스코 인도의 한 가공센터.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인도의 한 가공센터.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전방산업 침체와 세계 수요 감소로 국내 철강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철강 제품이 사용되는 자동차·조선 등이 부진한 데다 미국·유럽연합(EU) 국가에서 나타나는 수요 침체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인도에서는 21일 동안 셧다운으로 주요 철강사가 감산에 나서는 등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 침체 영향으로 상반기 철강업계 전망이 어둡다.

철강업계의 앞날은 '막막하다' 오리무중'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내놓은 올해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자동차 생산이 1월 대비 27.8%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5.4% 감소한 수치로 대표적 철강 수요 산업이라는 점에서 철강업계에 실질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수주 가뭄에 시달렸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2월까지 누계 선박 발주량은 11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2018년 772만CGT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 영향으로 지난해 489만CGT까지 줄었던 발주량이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또 급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수요 감소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아직도 버티고 있어서 힘든 부분이 많다”며 “1분기 성적은 물론 상반기 전체적으로 시장이 어려울 거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상황도 심상치 않다. 현재 글로벌 1위 철강사인 인도의 아르셀로미탈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럽과 미국 내에서 대규모 감산을 시작했다. 미국의 US스틸과 유럽 타타스틸 등도 마찬가지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21일간의 국가 봉쇄령이 발동하면서 JSW, SAIL 등 주요 철강사가 감산과 휴지를 발표했다.

이윤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 지역이 글로벌 철강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내외인데 글로벌 1~2위의 철강재 수입국이라 물동량 측면에서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지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18%인 국내 철강업계도 판재나 강관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추이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광물 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 톤당 92.97달러로 시작한 철광석 가격은 2월 초 82.4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90달러 초반까지 상승했다. 전주 85.1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내림세가 더디다. 철강업계에서는 이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경영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윤상 애널리스트는 “최근 철광석 강세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견조할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제품 수급 악화 국면에서의 철광석 가격 강세는 고로 업체의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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