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 후 임상실험 규모보다 큰 신제품 체험단 모집
효과와 부작용 잘 알려지지 않은 성분 함유...안전성 우려
의학적 효능을 앞세운 '더마코스메틱'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화장품 기업들이 소비자의 안전을 경시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업계가 '더마코스메틱' 분류로 내놓는 스킨케어 신제품의 경우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표본을 갖추지 못한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실험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임상실험이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 번째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백명 이상의 피험자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실험군(시험물질을 바르는 그룹) 뿐만 아니라 대조군(시험물질을 바르지 않아 그 결과를 대조할 수 있는 그룹)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중맹검법(누가 시험군에 속하고 누가 대조군에 속하는지 피험자도 시험자도 모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신뢰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반면, 최근 많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는 위 조건들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않은 채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임상실험의 대상이 된 표본보다 더 큰 규모의 체험단을 모집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이 운영하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프리엔제'는 최근 '프리엔제 아줄렌 캄 크림'을 출시했다.
프리엔제는 해당 제품을 출시하기 전 매우 적은 표본의 임상실험을 실시했다.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을 통해 5주 동안 성인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는 대조군과 이중맹검법이 존재했는지도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임상실험을 '가볍고 빠르게' 실시한 해당 제품이 '100인의 체험단'을 모집했다는 것이다. 제품 판매 초기부터 임상실험의 표본의 세 배에 달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테스트'를 거치고 홍보에도 힘을 쏟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리엔제 뿐만 아니라 클리오가 운영하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더마토리' 또한 신제품 '하이포알러제닉 시카 레스큐 거즈 패드를 놓고 '52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거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150명 규모의 체험단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기업들이 임상실험을 충분한 시간과 표본을 갖추지 않은 채로 실시하는 이유를 놓고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하는 시험연구소가 많지 않고 시험비가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많게는 몇 천만원을 부담해야한다"며 "기능성화장품의 품목허가는 기업에게 쉽게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새로 출시된 더마코스메틱 제품들은 특허받은 성분을 함유했다거나 새로 개발된 공법을 적용했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격 또한 기존에 판매되던 제품들보다 높게 책정된다.
'수분 공급' 정도에 그치던 스킨케어 제품이 다양한 의학적 효능을 갖추게 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이다. 높은 비용을 들여 피부과에 방문하지 않고서도 스킨케어 제품을 통해 피부 진정 효과를 보거나 피부 트러블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성분이 함유된 신제품은 안전성이 오랜 기간에 걸쳐 확보되지 않은 만큼 출시 전 충분한 표본과 기간을 갖춘 임상실험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더마코스메틱이 인기를 끌고 있고 시장 규모가 5000억원 이상에 육박하는 만큼 화장품 기업에서는 더마코스메틱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빨리 내놓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안전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신제품을 놓고 대규모 체험단을 모집하며 홍보하는 방식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해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