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온다더니 큰비, 기상청 예보 또 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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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온다더니 큰비, 기상청 예보 또 틀렸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7.3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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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집중호우 특징 ‘좁은 지역에 센 강도’
지난 25일 실시간 감시 가능하다던 천리안 2A 위성도 무용지물?
서울 경기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31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경기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31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리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틀 전 장마가 끝나 본격 무더위가 시작될 거라고 했던 예보와 사뭇 다른 날씨다. 8월 초순까지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던 기상청 예보가 무색할 정도이다. 무엇보다 지난 25일 실시간 기상예측이 가능한 천리안 2A호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현실과 다른 기상정보가 제공돼 시민들 불만이 높다.

기상청 속보를 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강수량은 인천 옹진 목덕도 124.5㎜, 남양주 64㎜, 서울 노원 58.5㎜, 구리 50.5㎜ 등으로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 영향을 받아 서해상에서 발달한 강한 비구름대가 시속 약 50㎞의 빠른 속도로 북동진해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유입됐다”고 비가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틀 전만 해도 장마 전선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은 날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8월 초순까지 더위가 절정에 달한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호우 주의보까지 내리자 예측이 틀렸다는 의심이 나온 이유다. 다만 기상청은 이틀 전 예보에서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간간이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집중호우가 오면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게 여름철 특성”이라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형성된 상태에서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 마치 사우나에 찬 공기가 들어와 이슬이 맺히는 것처럼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는 상당히 좁은 지역에 큰 강도로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다. 지역마다 극단적 편차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기상청에서는 비가 지나가고 나면 중부지방에도 금세 무더위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비로 전국적 무더위가 달아나 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충청 북부 지방을 빼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에 가까운 기온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중부지방에 집중된 비가 여름철 다른 지역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언제든 존재한다. 올여름에는 이런 비가 때때로 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난해만큼의 폭염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윤 통보관은 “여름철 집중호우를 예측하기 힘든 만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위성에서 오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받아 현재 실황을 분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최근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서비스도 무용지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5일 발사한 천리안 2A호가 성능시험, 기상 탑재체 기능시험 등 7개월 동안 준비과정을 마치고 지난 25일부터 정식 서비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천리안 2A 호는 기존 천리안 1호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높은 기상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맨눈으로 구름과 산불 연기, 황사, 화산재 등을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 관련 영상은 기존 15분 간격에서 2분 간격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다고 내세웠다. 이를 통해 국지성 집중호우 발달 조기 관측이 가능하고 태풍 중심위치와 이동 경로 예측의 정확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여름철 기습 폭우와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이 같은 최첨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또다시 예보가 잘못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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