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칼럼] 서로 공룡이라 공격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 서비스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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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칼럼] 서로 공룡이라 공격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 서비스로 승부하라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5.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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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높은 배달시장에 경쟁 격화는 ‘필연’... ‘유니콘기업’다운 성숙한 자세 요청
녹색경제신문 유통부장 겸 사회2부장

국내 스타트업 중 선두에 서 있는 두 개의 유니콘 기업이 제대로 붙는 모양이다.

최근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시범사업 중인 서비스 ‘쿠팡이츠’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해 불공정행위를 했다면서 공정위 신고 및 경찰 수사 의뢰를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태의 전말은 이러하다.

쿠팡이츠의 영업직원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가맹 음식점 중 상위 50개를 찾아 “배민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과 독점 계약하면 수수료를 대폭 낮춰주고, 현금보상도 하겠다”고 했다는 것(배민 측 주장).

배민측은 쿠팡이츠의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 23조 1항에서 규정한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및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또 쿠팡측이 배민 가맹점 중 상위 50개 음식점을 찾아 간 것과, 이들 음식점의 매출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배민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배민은 이런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이 필요해 신고 및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쿠팡이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다 논란이 커지자 입장을 바꿨다고도 비판했다.

이 와중에 나온 이야기가 서로가 서로에게 공룡이라고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쿠팡은 “배달시장 1위 업체가 신규업체의 진입을 막는 모양”이라는 불만을 내비쳤고, 배민 측은 “쿠팡이 법을 어겼는지가 핵심”이라며, “배민에 비해 매출이 10배가 넘는 거대기업은 쿠팡”이라고 반박했다.

이 정도 되면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기업 간 감정싸움이 결국 소송까지 가 서로 타격을 입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과거 5년 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된 세탁기 파손을 둘러싸고 진흙탕 감정싸움을 벌이다 법정공방까지 간 경우도 있다.

첨단 IT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스타트업 중 최고봉에 올라선 두 기업이 굳이 선배 기업들의 좋지 않은 모습까지 따라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스타트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도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상대적인 세련됨도 있다. 그 세련됨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해당 분야의 톱이 됐을 것이라 소비자들은 믿고 있다.

배달 시장의 선두주자인 배민은 과거 철가방을 떠올리게 하는 배달서비스를 최첨단 ICT 산업으로 발전시킨 막대한 공로가 있는 기업이다. 모바일 앱 기반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수천억대의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이익도 20% 가까운 실적을 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배민이 지금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어렵게 시장을 닦아 놓으니 쿠팡 등 다른 분야의 거대기업이 숟가락을 얹는 불쾌감도 느꼈을 듯하다. 그러나 지금 배달 시장의 압도적 1위는 누가 뭐래도 배민이다. 글로벌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도 배민의 위상에는 한참 못 미친다.

배민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자사의 서비스 경쟁력을 믿고,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응전할 태세를 갖추길 바란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후발주자의 다소 거친 영업방식에 공정위 신고 및 경찰 수사 의뢰라는 극한 처방은 조금 더 있다 꺼내도 될 뻔했다.

쿠팡 역시 자사 직원들의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시장 질서를 더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원한다. 배달시장은 쿠팡이 파격적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과는 또 다른 곳이다. 쿠팡의 공격적 경영과 과감한 투자가 지금의 쿠팡을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다른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유니콘기업의 필두에 서 있는 두 기업이 보다 좋은 서비스를 통해 유통업계에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기대한다. 보다 더 신사적으로 말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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