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기회를 찾아라①] "생산기지 내수로 전환...고율 관세에 한국제품 비교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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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기회를 찾아라①] "생산기지 내수로 전환...고율 관세에 한국제품 비교우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5.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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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높은 관세율로 인해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비교우위 효과로 상승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타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무산됐습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 시장은 '트럼프 쇼'라고 했습니다. 1년여가 흐른 지금, 폭탄은 더욱 커졌고 전선은 확대됐습니다. 

무역에서 시작된 전선은 투자로 확산하고 인력 교류, 과학기술, 군사·안보로까지 퍼지면서 최악의 상황이 엄습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경제도 먹구름이 드리우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미·중 무역분쟁의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에 기회는 없는지 5회에 걸쳐 [미·중 무역전쟁-기회를 찾아라] 기획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1편은 '생산기지 내수로 전환, 고관세에 한국제품 비교우위' 기회에 대해 분석합니다. [편집자 주]

 

미국이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시장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3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대상에 휴대전화, 랩톱, 태블릿 컴퓨터 등을 새로 포함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이달 9~10일 치러진 미-중 11차 무역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뒤 시행된 조치다.

중국은 희토류로 반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원료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이 대미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무역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도 "성장률 목표치 수정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홍 부총리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환율이 1200원 턱밑까지 치솟자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절한 안정조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다소 안도의 한 숨을 쉴 상황도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로 ‘무역전쟁’의 전선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명시적인 신호를 국제사회에 잇따라 보내고 있기 때문.

지난 주말 사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폭탄’ 투하 여부 결정을 6개월 뒤로 미룬 데 이어, 캐나다ㆍ멕시코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부과했던 기존 고율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언급, 관세 인상의 예외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교착 국면에 빠져 있는 가운데 여타의 무역 분쟁과 관련해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 중국 화웨이와의 협업 중단...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기회'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기회는 없을까?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구글이 중국 화웨이와의 협업 중단을 결정하면서 화웨이가 고꾸라질 위기에 처했다.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치의 반토막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에 기회를 뜻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시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1960만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판매량(2억580만대)보다도 8620만대 적다.

앞서 구글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림에 따라 화웨이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자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와 함께 플레이스토어·지메일·유튜브 등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렵다.

화웨이에게는 직격탄이다. 해외 판매가 급격하게 줄게 된다. 삼성전자의 턱 밑까지 추격했던 화웨이는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것. 

이처럼 한국 기업에게는 미중 무역전쟁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이외에도 배터리 등 한국 기업에게 기회는 상존한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중국이 내수에 집중돼 있어 한국 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외교적인 노력으로 한국 수출품에 대한 규제 제거하는데 집중해야

전기차 배터리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7일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미국·중국 기업의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와 관세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생산거점이 재조정될 경우,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관세율이 높인 상황에서 양국의 수출기업은 수익이 약화돼 퇴출되는 경우가 나온다.

결국 내수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한국 수출은 양국의 내수기업과 부딪쳐 감소한다.

반면 양국의 높은 관세율로 인해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비교우위 효과로 상승할 수 있다.

결국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생산거점 전환에 따른 '내수전환'과 '관세'로 인한 국내 수출상품 비교우위 두 가지가 서로 상충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나라에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외교적인 노력으로 한국 수출품에 대한 규제를 제거하고, 우리 수출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내수시장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가장 좋다. 이 경우 한경연은 우리 수출이 1%, GDP는 0.85%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엔 피해는기 치명적일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인 노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경제의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이념 논쟁 보다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기회로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는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노력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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