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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강원도 산불 피해로 본 사회공헌 '기업 성금 68%'...외국계 기업 '강 건너 불구경'삼성, 현대차, SK, LG 등 사회공헌에 '앞장'...산불 재난등 공적 영역에서 대기업 역할 커

녹색경제신문이 5월로 창간 9주년을 맞았습니다. 

'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녹색경제신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5월 한 달 간 창간기획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요구가 크다.

대기업을 싸잡아 '적폐'로 규정하기도 한다. 과거 재벌이 정권과 결탁해 부정적인 사건에 연루된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잘한 일에 대해 사회적으로 칭찬은 인색하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이중잣대로 과대 평가받기도 한다. 

과연 국내 대기업이 외국계 기업에 비해 사회적 책임을 못하고 있을까?

지난 4월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 속초 등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재난'에 국내외 대기업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사회공헌 관점에서 살펴보자.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인 곳은 대기업이었다. 정부 보다 오히려 빨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산불 재난이 발생하자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나섰다. 

SK텔레콤은 국가재난사태에 SK브로드밴드‧ADT캡스와 비상대응체계를 꾸렸다. 박정호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대표가 직접 비상상황실을 지휘하며 피해 최소화에 대응했다. 약 200명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한 데 이어 추가로 100명 이상의 인력을 보내 현장 대응에 나섰다. 

KT는 임직원 봉사조직인 ‘KT사랑의 봉사단’을 긴급 파견했다. 피난민들과 소방대원들이 조리 시설이 없는 임시 대피소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빨간 밥차’ 3대도 파견했다. 

LG유플러스는 이동기지국을 급파하고 망 관제센터에 재난 상황실을 설치했다. 현장 지원을 위한 총 1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24시간 동안 통신 상황 모니터링 및 현장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산불 진화와 인명구조, 국가 시설 점검 등에 집중하고 기업은 대민지원에 총력을 다했던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를 낸 4월 강원 산불 피해 복구 현장서 기업들의 지원이 빛났다. 사진은 작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쪽방을 찾아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생필품 세트를 나르는 모습.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빠르게 대응했다. 전날 밤 산불 발생 직후인 5일, 성금 20억원과 구호키트 등을 보내고 임직원 봉사단과 의료진을 파견했다. 전자제품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재민 대피소에 전자제품도 제공했다.  

SK도 같은 날 성금 10억원을 보내고 계열사별로 맞춤형 지원에 동참했다. SK텔레콤은 인력 300여명을 투입해 피해 복구를 돕고 복구현장용 LTE무전기를 지원했다. 이재민들이 머무는 대피소에 전력케이블 등을 지원했다. 

LG도 같은 날, 성금 10억원을 보내고 계열사별로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생필품을 보내고, LG전자는 이동서비스센터를, LG유플러스는 이동기지국을 설치해 이재민의 불편함을 해소시켰다. 

롯데도 같은 날 성금 10억원을 보내고, 대피소용 칸막이 텐트와 구호키트 등을 함께 보냈다. 최근 롯데그룹 노조는 별도로 1000만원의 성금을 보냈다. 

현대자동차가 이번 강원 산불 이재민들에게 지원한 세탁차.

현대자동차는 4월7일 10억원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현장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도시형 세탁차량' 3대를 투입해 현장의 부족한 일손을 도왔다. 

GS는 4월8일 성금 5억원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산불이 발발하자마자 행정안전부와 희망브리지(전국재해구호협회)에 생필품 1000인분을 긴급 지원했다. 

포스코는 4월9일 "기업시민 역할 하겠다"며 성금 10억원을 보냈다. 

한화는 4월10일 성금 5억원을 보내고 600명 규모의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했다. 이재민에게 필요한 활동복과 운동화 등도 보냈다. 

CJ는 4월10일 성금 5억원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산불 발발 이후 가장 빨리 간편식과 간식류 등의 구호물품을 보낸 기업 중 하나였다.

구호 성금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KT&G 5억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아모레퍼시픽, LG, 두산, 현대백화점 등 그룹은 각각 2억원을 보탰다.

현대해상, 한국가스공사, 효성, 경동제약,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각각 1억원을 기탁했다. KCC는 1억원 상당의 현물을 보냈다. 

농심, 이마트, 삼양식품, BGF리테일, SPC그룹 등 유통기업은 생필품을 보냈다. 금융권은 성금 및 구호물품 기부는 물론 대출 이자 감면 등의 금융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곳엔 기업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기업의 '시민'으로서의 역할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체 성금 482억원(5월2일 행정안전부 기준) 가운데 약 60% 이상이 기업발 성금이었다. 

◆ 전체 성금액 중 기업 비중 68%...개인은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중심 기부

강원 산불 구호 성금이 가장 많이 모인 희망브리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4월5일부터 30일까지 1000만원 이상 성금은 총 570건 이뤄졌다.

이 가운데 기업 성금 247건으로 전체서 43%를 차지했다. 

전체 성금액 266억4700여만원 가운데 기업 성금은 182억566여만원으로, 전체서 68%를 차지했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이번 강원 산불 구호 과정서 기업들의 성금과 지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4월18일 기준으로 총 92억여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 가운데 59억1000만원이 기업 성금이었다. 전체서 64%를 차지했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현재 125억여원가량이 강원 산불 구호 성금으로 모였다"며 "정확하게 통계를 내지는 못했지만 기업 성금이 적어도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단이 강원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한 모습

개인은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주도했다. 

가수 싸이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억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서준도 1억원을 기부했다. 가수 아이유를 비롯해 송중기, 정일우, 슈퍼주니어 김희철, 유병재, 워너원 윤지성, 김은숙 작가, 신협섭 등 연예계 관계자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이 밖에 배우 김서형, 김소현, 김우빈, 2PM 준호(이준호), 윤보라, 임시완, 차은우, 천우희 등도 기부를 이어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이정은6(23)이 3000만 원을 기부했다. 미국프로야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러리츠), ‘국민타자’ 이승엽 KBO홍보대사, 축구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 프로야구 각 팀 주장 등이 성금을 이어갔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대호 회장과 김주찬(KIA 타이거즈), 유한준(kt 위즈), 이성열(한화 이글스), 오재원(두산 베어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김상수(키움 히어로즈), 이재원(SK 와이번스), 김현수(LG 트윈스), 나성범(NC 다이노스), 손아섭(롯데)이 선수들을 대표해 성금을 모았다. 

기업 성금에 비해 일반 국민 개인 성금은 다소 활발하지는 못했다. 

이처럼 적극적인 기업의 산불 구호 행동이 그간 정부의 역할로만 여겨진 '공적 역할'을 기업이 기꺼이 나눠 가진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연구하는 코스리(KOSRI)의 한지희 선임연구원은 "미국서 매년 한 번씩 열리는 기업시민 콘퍼런스에서도 기업의 재난재해 대응을 중요한 기업시민 활동으로 강조한다"며 "이번 강원 산불서 국내 기업들도 기업시민으로서의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 외국계기업 1만4200여곳 가운데 성금 보낸 곳은 "라이온 코리아 1곳뿐" 

최근 희망브리지가 녹색경제신문에 제공한 자료 '2019 강원 산불 피해 이웃돕기 모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8일 기준으로 총 342억3478만여원의 성금이 모였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외국계기업에서 보낸 구호 성금은 라이온 코리아의 2000만원밖에 없다"며 "외국계기업들이 성금을 보낸 경우는 이전에도 매우 드물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8일 오후 3시기준으로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들어온 성금 92억여원 가운데 외국계기업이 보낸 성금은 없다.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

희망브리지와 사랑의열매 앞으로 전달된 400억여원이 넘는 성금 가운데 외국계기업이 보낸 성금은 라이온 코리아가 보낸 2000만원 외엔 없는 셈이다. 

현재 국내엔 1만4200여개의 외국계기업이 사업을 하는 상황이다.

한편, 성금을 보낸 라이온 코리아 이외에 라엘코리아, 라이온코리아, 맥도날드, 이베이코리아외국계기업 4곳은 구호 물품을 강원 이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라엘코리아는 이재민 여성들에게 3000여만원 상당의 생리대를 보냈고, 라이온코리아는 2000만원 성금 외에 250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음료 2000세트를 강원 고성·속초·강릉·동해소방서에 전달했고, 이베이코리아는 강원소방본부에 1억원 상당의 소방용품을 지원했다. 

이번 강원 산불 구호 활동에 대해 라이온 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분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기업시민'으로서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계 기업 중 생필품의 경우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가 일부 있을 수 있다. 

◆ 사회공헌은 국내 기업만 해당?...외국계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

현재 기업에게 사회공헌 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서는 예외인 경우가 많다. 외국계기업이 강원 산불 구호 과정서 보인 모습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는 이유다.

'국내 기업만 강원 산불로 고통을 느끼냐'는 말이 나온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서 돈만 벌고 사회적 책임은 '나 몰라라'하는 셈이다. 구글세 등에서 보듯이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KOSRI의 한지희 선임연구원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를) 지역으로 보고 지역에 투자하는 곳도 있고, 임직원으로 보고 임직원에 투자하는 곳도 있는 등 외국계기업마다 사회공헌 활동 방식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MW는 사회공헌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외국계 기업 중 하나다.

따라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을 칭찬하는 방식으로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회공헌이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잘하는 기업을 칭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회가 다양성에 따라 복잡해지면서 사회공헌을 세분화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의 CSR을 오랫동안 지켜본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ESG라고 해서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로 나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한다"면서 "한 영역에서 부족하다고 사회공헌을 못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례로 오너리스크로 타격받은 기업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못하는 기업으로 낙인찍는 경우"라며 "사회 공헌을 세분화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성금을 가장 많이 보내고, 가장 빠르게 구호 활동을 지원한 곳은 삼성이었다. 빠른 의사결정 덕분이다. 

외국계기업의 재난 구호 지원이 부족한 이유로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국내 대기업이 강원도 산불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대규모 성금에 앞장 선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에 칭찬하는 문화가 더 나은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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