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단기 일자리 '알바', 산불 감시원 2만명 '무용지물'...강원도 동해·속초 화재 재앙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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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단기 일자리 '알바', 산불 감시원 2만명 '무용지물'...강원도 동해·속초 화재 재앙 '속수무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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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연속 대형산불 없는 해 '공염불'...산불 감시원 오후 1시~5시 근무 '세금만 낭비'

강원도 속초, 동해, 강릉 등 산불 쓰나미가 국민 재산과 생명을 위협한 가운데 정부가 단기 일자리로 대폭 확대한 산불 감시원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인제·고성군과 속초·강릉·동해시에선 농업시설 피해액이 52억원이고 주택 401채가 불 탔다. 

또 창고 77채, 관광세트장 158동, 축산시설 925개, 농업시설 34개, 건물 100동, 공공시설 68곳, 농업기계 241대, 차량 15대 등이 소실됐다. 인명피해는 사망과 부상 각 1명 외에 더 늘어나지 않았다.

임야 피해 면적은 고성·속초 250헥타르(ha), 강릉·동해 250ha, 인제 30ha로 집계돼 총 530ha에 이른다.

강원도 속초 등 산불은 도시를 삼킬 정도로 심각했지만 정부의 대응은 이미 불길이 지난 후 였다.

불에 탄 곳만 여의도 면적(290㏊)의 약 2배에 달하는 만큼 해당 지역의 농작물이나 가축 등의 피해는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재민 722명이 21개 임시 거주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이같은 피해는 단기간 산불 피해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정부의 대처가 잘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실제로는 지난 4일 오후 시작된 강원도 산불에 초기 대응에 실패해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산불이 확산된 후 5시간 만에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 나타났다.

정부가 문 대통령이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것은 산불이 커진 이후 5시간이 지난 후 였다. 다음 날 국가재난 사태가 발령됐지만 이미 불길이 속초시 등을 휩쓸고 간 뒤 였다.

가장 피해가 컸던 속초의 경우 김철수 속초시장이 제주도 '효도관광' 여행 중이었던 터라 15시간 공백이 생겼다. 

특히, 산림청이 올해 산불감시원,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등 산불방지 인력 2만2000명을 투입해 산불취약지역을 감시에 나섰으나 초기 대응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들 산불 감시원 인력은 과거에 비해 대폭 확대한 정부의 단기 일자리 '알바'였다.  

강릉시는 산불감시원 등 257명을 선발해 감시 및 예방 활동에 나섰다. 동해시도 산불 예방 인력 141명을 모집했다. 

속초시는 65세 이상으로 산불예방 노인감시단 80명을 모집했다. 산불 노인감시단은 3월 25일부터 5월 20일까지 기간중 50일 이내로 1일 4시간 근무한다.

강원도 산불은 산을 태운 후 도시로 밀려들었다.

이들이 근무하는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라는 점에서 야간에 발생한 산불에 전혀 대응이 되지 않았다. 세금만 낭비한 꼴이다. 

한 재난 전문가는 "산불 감시원은 체력과 책임감이 기본 요건"이라며 "단지 단기 알바로 세금 퍼주기식 정부 대책에는 근본적 문제점이 있다. 24시간 대응체제를 갖추고 감시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를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기도 했다.

또한, 대형산불 발생이 우려되는 3∼4월은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총력 대응에도 나선 바 있다.

산불이 지난 도시는 '잿더미' 폐허로 변했다.

하지만 정부는 산불에 도시마저 '잿더미' 초토화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동해시는 얼마 전 "2000년 동해안 대형산불 이후 19년 연속 대형산불 없는 해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산불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이 됐다.

정부가 산불 감시원을 단기 일자리로 채용하더라도 책임과 역할에 맞는 업무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 산불재난 국가위기 '주의' 단계에서는 보다 24시간 비상대응체지를 비롯 전문적 체계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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