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사단' 재림…압타머사이언스, '웃는 FI' 뒤 '개미 지옥' 재현되나②
[압타머사이언스 톺아보기] 발행가 조정·납입 연기 속 FI 수익권 진입 구조 같은 투자자·같은 구조…되풀이된 시세 흐름 저가 배정·고점 매도 구조 속 '박형준 네트워크' 차익 집중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압타머사이언스가 최대주주 변경과 신사업 추진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이 특정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구조로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투자자 구성을 둘러싸고, 박형준 회장 측과 접점이 확인되는 투자자들이 재차 등장하면서다. 특히 박 회장과 연관된 과거 유사 거래에서 주가 급등 이후 급락 흐름이 반복되며 개인 투자자 피해가 확대됐던 사례가 확인되면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발행가 낮추고 납입 늦추고…‘수익 보장형 유증’ 구조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6일 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14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유증은 앞서 알티캐스트가 압타머사이언스를 인수하던 작년 9월에 결정됐던 건이다.
납입 연기가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압타머사이언스의 유증과 신사업 진출 등이 특정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압타머사이언스의 유증 공시를 보면 3자배정 규정을 이용해 필요에 따라 발행가액을 변경한 흔적이 보인다.
80억원 유증의 경우 당초 발행가액이 1078원으로 결정됐으나 발행결정 보름만에 911원으로 변경됐다. 유증 대상자 변경 공시를 통해서다. 반면 지난 6일 정정된 공시에서는 발행 대상 변경에도 가격이 유지됐다. 3자배정 증자의 경우 배정자 변경 시 발행가액을 ‘유지 또는 재산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규정의 헛점을 이용해 발행가액을 원하는 대로 손본 셈이다.
유증 납입 일정이 반복적으로 연기되면서 유증 참여자들은 이미 수익권에 진입한 상태에서 자금을 투입하게 됐다. 압타머사이언스 주가가 유증 결정 당시 대비 약 두 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발행가 911원 기준으로 유증 투자자들은 납입과 동시에 두 배 수준의 평가이익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다.
오는 9일 웰뉴앤코를 대상으로 납입이 예정된 120억원 규모 유증 역시 수차례 납입이 미뤄지면서 주가 대비 저렴한 발행가(1000원)이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FI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가격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압타머사이언스, 적자·미검증 사업 172억 인수…'장밋빛 시나리오' 도마 위①]
유증 대상자 중 일부는 과거 박형준 회장 측과 동일한 투자조합에 참여했던 이력도 확인된다. 일례로 유증 납입 예정자 중 ‘엘디엔씨’의 경우 안동진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안씨는 세종메디칼에서 ‘에이치바이오조합1’의 출자자로 이름을 올린바 있다. 당시 출자자 중에는 박형준 라미쿠스 회장과 정집훈 대표도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유증 대상자 중 ‘비전2’ 역시 지난해 9월 알티캐스트 유증에 5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급등 뒤 급락 반복…FI는 차익, 개미는 손실
이러한 흐름은 과거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저가로 진입한 FI들이 주가 상승 구간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이후 반대매매성 물량 출회로 주가가 급락하는 패턴이다.
작년 1월 베노티앤알이 알티캐스트를 인수하던 과정에서는 일부 FI들이 차익 실현 기회를 얻었다. 당시 △굿앤피플컴퍼니 △신건 △펜타쉴드1호조합 △오퍼스원투자조합 등은 650원에 알티캐스트 구주를 인수했고, 이후 주가는 1800원대까지 상승했다.
베노티앤알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베노티앤알은 주가 대비 저렴한 자기 CB를 △굿앤피플컴퍼니 △신건 △헥사디에프투자조합 등에 매각했다. 당시 CB의 전환가액은 2731원이었으며, 이후 주가 상승 구간(고점 기준 4270원)에서 CB 투자자들의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물량이 출회됐다. 현재 베노티앤알과 알티캐스트는 각각 1100원대 4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에서도 동일 패턴 재현?…같은 투자자, 같은 구조
일각에선 압타머사이언스 거래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자금조달 및 신사업 기대감에 주가가 3배 가량 상승한 상태다.
압타머사이언스가 최대주주 변경 직전 발행한 120억원 규모 CB의 투자자 명단에는 케이피인베스트먼트, 오앤유인베스트먼트, 메자닌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법인은 과거 베노티앤알, 인크레더블버즈, 케이알엠 등 관련 M&A 거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투자자들이다.
특히 케이피인베스트먼트는 박형준 회장이 설립한 법인으로, 인크레더블버즈와 케이알엠 M&A 과정에서 CB를 확보한 뒤 주가 상승 구간에서 일부 물량을 박형준 회장 측에 넘긴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전환가 대비 최대 4배 수준의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
박 회장 등 일부 투자자들은 대규모 차익 실현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베노티앤알은 케이알엠 인수 이후 약 80억원의 매각 차익을 실현했으며, 박 회장은 라미쿠스를 통해 신주를 인수한 뒤 110억원 규모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인크레더블버즈 역시 약 1년 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각 차익이 발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M&A 등 호재를 띄우고 주가 상승 기간 유증 납입일 연기를 통해 염가에 주식을 취득하는 구조"라면서 "과거 반대매매성 물량이 출회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구조가 반복됐던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