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펙트, '조경숙표 터널링' 논란…엑시트에도 여전한 연결고리④
[네오펙트 톺아보기] 네오펙트 자금, 이스트게이트 거쳐 에스씨엠으로 직행 최대주주 바뀌었지만 자금 흐름은 그대로 유지 금호HT 자금 투입…매도자-양수인 자금 연결 구조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네오펙트가 겉으로는 '여미미디어'로 최대주주를 교체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기존 사주인 조경숙 회장 측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이후에도 회사 자금을 계속 쥐고 흔드는 이른바 ‘조경숙표 터널링’ 구조를 구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 측 계열사가 인수 자금을 대주며 전형적인 '무자본 M&A 구조'를 지원하는 양상이며, 경영권 양수도 이후에는 네오펙트의 알짜 자금이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 주도의 펀드를 거쳐 다시 조 회장 측 계열사로 흘러가는 '자금 순환 고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투자조합 거쳐 ‘구 사주’로 환류…자금 흐름의 종착지는 동일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오펙트는 작년 8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아리아신기술조합 제95호와 빌리신기술조합 제67호에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출자했다. 두 조합 모두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투자조합이다.
문제는 이스트게이트가 과거 네오펙트 실사주로 지목됐던 조경숙 회장 측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투자 운용사라는 점이다.
이스트게이트는 네오펙트 자회사 나이츠브릿지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신기술금융사로, 조 회장은 해당 운용사가 설계한 투자조합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본지보도: 네오펙트, 무자본 M&A 지적…알짜 자회사·CB는 조경숙 회장 손에③]
네오펙트가 2개 투자조합에 출자한 자금 100억원 중 아리아신기술조합에 출자된 50억원은 곧바로 에스씨엠생명과학 유상증자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작년 3월 조경숙 회장 측이 이스트게이트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한 곳이다. [에스씨엠생명과학, 그룹사 자금 이동 '비히클' 전락…'CB 공장' 현실화②]
결과적으로 네오펙트에서 출자된 자금이 투자조합을 거쳐 다시 조 회장 측 회사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경영권 매각한 이후에도 기존 지배주주 측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상장사 ‘터널링’(자산 빼돌리기) 의심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수자금도 ‘외부 차입’…매도자 자금까지 얽힌 무자본 M&A 구조
새 최대주주인 여미미디어의 네오펙트 인수 구조 역시 터널링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여미미디어는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된 영상 제작업체다. 네오펙트 구주 인수대금 약 180억원을 모두 외부에서 조달했으며, 이후 진행된 5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자금 역시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여미미디어는 이 과정에서 1회차 전환사채(CB) 47억원, 2회차 CB 115억원을 발행했다. 이중 2회차 CB 115억원은 코스닥 상장사 광무가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미미디어는 2회차 CB를 담보로 보유한 네오펙트 지분 전부(당시 900만주)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인수 대상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전형적인 ‘무자본 M&A’ 구조로 해석된다.
특히 여미미디어의 네오펙트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는 조경숙 회장이 지배하는 또다른 상장사 금호에이치티도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금호에이치티는 약 50억원 규모 여미미디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네오펙트를 매각한 당사자인 조 회장 측이 양수인(여미미디어)의 인수자금 일부를 직접 공급한 구조가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회장 측이 네오펙트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외형상 경영권을 이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겉으로는 지배구조가 정리된 듯 보이지만, 자금 등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배력 유지’ 의혹은 자금 흐름뿐 아니라 인사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앞서 네오펙트 최대주주였던 ‘스칸디 신기술조합 제278호’는 지난해 6월 페타필드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으나, 잔금 납입일(8월13일)을 앞두고 양수인을 여미미디어로 변경했다. 다만 이후 주주총회에서는 기존 페타필드 측이 추천한 인물들이 그대로 이사진에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 회장 측은 네오펙트 지분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며 현금화를 진행 중이다. 앞서 약 233억원 규모의 경영권 양수도 거래를 통해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이후 장내 매도를 통해 약 20억원을 추가로 회수했다. 현재 잔여 지분은 5% 미만 수준으로 공시 의무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엑시트 이후에도 동일 창구로 자금조달…지배구조 변화 ‘의문’
네오펙트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에도 이전 사주 측이 지배하고 있는 이스트게이트를 통해 주요 자금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4일 200억원 규모의 9회차 C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1347원을 기준으로 주식전환 가능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9.07%에 달하는 규모다. 발행대상은 ‘브론테신기술조합 제83호’로 결정됐다. 브론테신기술조합의 운용사와 주요 출자자는 모두 이스트게이트로 확인된다.
결국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자금조달·투자·인사 전반에서 동일 라인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실질적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익명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측(이스트게이트)이 네오펙트 엑시트를 시도했지만, 당시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인수자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면서 “네오펙트 양수도 과정에서 계약 당사자가 갑작스럽게 변경됐는데, 이 과정에서 조 회장 측이 지배하는 회사의 자금이 들어갔다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여미미디어 인수자금 출처 및 조경숙 회장 지배 기업들과의 관계 등에 대한 문의를 위해 여미미디어와 네오펙트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