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승점 1점에 6870만원…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의 1.65배②

샐러리캡 27억 동일 조건서 구단별 효율 격차 뚜렷 매각설 속 저조한 성적에 브랜드 가치 물음표 제기

2026-02-23     박한솔 기자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26억을 쏟아붓고도 꼴찌에서 두 번째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AI페퍼스)이 2025-2026시즌 여자배구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문 가운데, 승점 1점을 얻는 데 든 비용은 약 6870만원으로 집계됐다. 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4150만원)보다 65%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같은 샐러리캡, 다른 성적표. 돈이 순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AI페퍼스가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의 지난 1편 보도(매각설 휩싸인 AI페퍼스 배구단, 모회사 재정+성적 '중과부적' ①https://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336729) 이후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익명을 요구한 배구단 관계자는 20일 서면을 통해 "2025-2026시즌 선수단 총 보수는 한국배구연맹 샐러리캡 규정인 27억 원 범위 내에서 편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든 구단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구단 역시 타 구단과 유사한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데이터는 냉정하다. 본지가 한국배구연맹 선수등록(1차) 공시 자료를 토대로 7개 구단의 선수단 총보수와 현재 승점을 분석한 결과, AI페퍼스는 26억1100만원을 쓰고 38점을 얻었다. 승점 1점에 6870만원꼴이다. 

지출 규모는 현대건설(27억원)·IBK기업은행(26억7420만원)에 이어 리그 3위였지만 성적은 6위에 그쳤다.

구단별 승점 단가 격차는 뚜렷했다. 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는 23억2300만원으로 56점을 따내 1점당 4150만원에 그쳤고, 흥국생명(24억9400만원·53점·4710만원)과 GS칼텍스(19억6500만원·45점·4370만원)도 상위권 효율을 유지했다.

2위 현대건설(27억원·53점)은 5090만원으로 중위권이었다. 반면 IBK기업은행(26억7420만원·44점)은 6080만원으로 AI페퍼스와 함께 리그 하위권 효율에 머물렀다. AI페퍼스보다 6억4600만원 적게 쓴 GS칼텍스가 두 계단 위에 있다는 사실이 페퍼의 비효율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KBC광주방송의 지난해 12월 18일 기사(트럭시위도 막지 못한 7연패...페퍼저축은행, IBK기업은행에 0-3 셧아웃 패)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7연패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이 선수단 숙소와 경기장 주변에서 이른바 ‘트럭 시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같은 배구단 관계자는 서면으로 "선수단 구성 방향은 감독 및 코치진의 전력 구상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구단은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I페퍼스를 둘러싼 매각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투하 자본 대비 저조한 성적이 매년 이어지면서 매각 작업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모기업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OK금융그룹, 태광그룹 등과 인수 협상을 벌였다 결렬된 이후에도 새 인수자 물색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재휴 서울시립대학교 스포츠경영학 교수는 20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경기력이 곧 브랜드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하기에는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꽤 있다"며 "경기력에 더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