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활성화 한다더니, 외국 대기업만 배불려”...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듀프리 낙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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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활성화 한다더니, 외국 대기업만 배불려”...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듀프리 낙찰 우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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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엽 의원 "듀프리 낙찰시, 도입 취지 무색해지므로 전면 재검토 불가피"

정부가 신규 도입하는 입국장 면세점이 관계 당국의 나태한 행정으로 인해 세계1위 외국 대기업의 전용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16일 유성엽 의원(민주평화당, 기획재정위원회)은 "중소기업 지원과 내수 활성화 취지로 도입하는 입국장 면세점이, 오히려 세계1위 외국 대기업이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성토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14일 마감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매출 10조원이 넘는 세계1위 외국 기업인 듀프리가 45%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마스쥴리앤컴퍼니가 입찰에 참여했다.

6년 전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사안이 그대로 다시 재현된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 취지에는 내수 활성화와 국내 중소 면세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획재부정와 관세청의 안일하고 나태한 대응으로 인해, 우리 중소기업은 배제된 채 매출 10조원이 넘는 거대 공룡 외국 재벌만 배불려 주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3년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같은 상황이 있었음에도,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관계 공무원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유착까지도 의심해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며 “만약 중소기업 제한 입찰에 세계1위 대기업이 낙찰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에 웃음거리가 될 뿐 아니라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무능 행정, 바보 행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질책했다.

관세청은 지난 2013년 김해공항 면세점에 듀프리가 낙찰을 받자 이듬해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인 법인이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100분의 30 이상을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최다출자자인 기업은 중소·중견기업으로서의 지위를 누리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듀프리는 2017년에 기존 70%였던 지분을 45%로 낮추어 최다출자자를 탈피, 교묘히 제한을 빠져나갔고 그 결과 작년 말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에 재선정됐다.

결국 외국 대기업의 편법 꼼수에 대한민국 정부가 명백하게 우롱당한 것.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대응 조치 없이 이번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입찰을 강행한 것이다. 담당 기관의 직무유기와 유착설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다.

유성엽 의원은 “도입 당시부터 상당히 많은 논란이 있던 제도를 청와대가 부담을 지면서까지 억지로 강행하였는데, 이제와 보니 ‘죽 쒀서 남 준 꼴’이 되었다”고 개탄하며, “외국 대기업만 배불려주는 입국장 면세점이라면, 국내 기업과 내수 활성화라는 도입 취지 중 하나가 무색해지는 만큼 전면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입찰에는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 이외에 그랜드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에스엠면세점 등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을 둘러싸고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중견면세점으로 입찰 자격이 제한된 상황에서 글로벌 1위 업체가 합작사를 앞세워 입찰에 나서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 첫 사업인 만큼 이번 입찰전 결과에 따라 후속사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 두 곳, 총 3개 매장이 입찰 대상이다. 향수와 화장품, 주류 등을 판매할 수 있으며 담배와 명품은 판매할 수 없다. 기존 공항 면세점의 경우 최소보장금액과 영업료 중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은 매출액 대비 품목별 영업요율(21.5%~26.3%)을 적용하는 방식이라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르면 이달 말 제안서를 바탕으로 공항공사가 복수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달 초 관세청이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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