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동수당을 지역 전용 카드로 지급한 성남시 정책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성남시는 지역 전용 체크카드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면서 사용처를 늘렸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아기 용품 구매 제한에 따른 불만이 있다.

성남시 백현동의 경우, 높은 주변 땅값 때문에 전통시장이나 골목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다. 골목 상권은 땅값 때문에 무너진 지 오래다. 얼마 전 모 중소마트가 들어서기도 했지만 이내 사라졌다. 주변에 H백화점, L마트, A백화점, L백화점 등이 걸어서 15분 거리에 늘어서 있기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분산됐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가진 주부들이 현실적으로 걸어서 쇼핑할 수 있는 거리에서 지역 전용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된 지적이다. 작년 신한카드 사용처 통계에서 주류, 음식점 등이 많이 나왔던 이유다.

전통시장이 곳곳에 있는 성남구시가지나 서현, 이매, 수내와 같이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서는 아동수당 사용처를 찾기가 어렵지 않지만 이매동, 분당동, 고등동, 시흥동 주택단지 같은 곳은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용처를 찾기 쉽지 않다.

아동수당 지급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했던 성남시는 지역 화폐 사용에 불편을 호소했던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역전용 체크카드라는 대안을 내놓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문제는 남아 있다. 대기업 슈퍼나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아동수당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남시에서는 아동수당 체크카드로 카드단말기 가맹점 4만800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대기업 계열 슈퍼나 인터넷 전자상거래상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독박 육아'를 하는 주부의 경우 분유나 기저귀 등 아기용품을 구매하기 어렵다.

아동수당 사용처를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주부들은 아동수당 사용처를 찾아다녀야 한다. 집주변에 있는 SSM(대기업계열 슈퍼)나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없다면 아동수당 체크카드는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쉽다. 명색은 아동수당이지만 아이 관련 제품을 사기보다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

성남시 아동복지팀 관계자는 “아동수당으로 꼭 아기용품만을 사용하라는 법은 없다. 아동수당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 국가·시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라며 “신한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한 작년 8월부터 아동수당은 6회 지급됐다. 직원들도 모니터링을 하고 개선할 점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변경 사항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8월 아동수당 사용처로 음식점·주류 판매점이 21%나 나와서 화제가 됐다. 신한카드 발급 후 올해 아동수당 사용처는 마트·슈퍼마켓·생협·식료품이 38.04%로 가장 많았다. 이는 사용처를 늘리면 아동복지 수당이 보다 적절한 곳에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통시장이나 골목 상권에서 지역 전용 카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성남시 지역 경제가 부흥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는 순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 마트에서 일하는 성남 시민이 있을 수 있고,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종사하는 성남시민도 있을 수 있다. 만약 아동 수당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다면 더 이상 아동수당으로 부를 수 없을 것이라고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성남시민은 "아동수당이 본래의 취지를 살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좀 더 도움이 되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그 사용처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도 좋지만 아동수당 본래의 목적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