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GP 총기사고 병사 사망 원인 두고 자살·타살 의혹에 군 당국 조사 및 현장 감식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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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GP 총기사고 병사 사망 원인 두고 자살·타살 의혹에 군 당국 조사 및 현장 감식 빨라지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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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내 화장실 총성 발생 시 병사들 모두 듣는 구조...군 당국, 17일 유족 현장 감식 예정

강원도 양구군 중동부전선 최전방 군부대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병사 1명이 사망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군 당국은 신속한 조사와 현장감식 등 결과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오후 5시경 강원도 양구군 21사단 백두산부대 GP(Guarg Post, 최전방초소) 내 화장실에서 김모 일병(21)이 머리에 총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GP는 비무장지대(DMZ) 내 위치하는 감시초소이며 전초 수색중대 임무 지역이다. GP 중에서도 양구 21사단이 가장 힘든 곳이다. 

김 일병과 함께 근무에 투입된 분대장(하사)는 “총성을 들은 후 화장실로 가 확인해보니 김 일병이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연대 군의관(대위)에 의해 사고 발생 38분 만인 오후 5시 38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머리 총상에 의한 사망사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방초소 자료 이미지

군 당국은 숨진 김 일병을 국군홍천병원으로 이송했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일병은 지난 7월 27일 해당 부대로 전입해 8월 22일부터 감시방비운용(TOD)병으로 파견 근무 중이었다. 해당 GP는 시설물 보강 공사 중이었다.

특히 김 일병은 총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GP 외곽 철책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 근무는 2인 1조이기 때문에 함께 경계를 선 선임 병사에 대한 조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대 간부는 "사망자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여 GP근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GP파견인원으로 파견했고, 파견 전(8월21일) 실시한 신인성검사에서도 '양호'판정에서도 특이사항이 없었던 병사였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헌병 수사관이 오후 7시 44분 현장에 도착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육군 중앙수사단이 추가로 투입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GP장 및 GP병력을 대상으로 사건 경위를 조사한다.  

17일에는 유가족이 참여하는 현장감식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사고 발생 당시부터 현재까지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 활동은 관측되지 않고 있으며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GP 근무 및 수색 매복 등 임무를 담당하는 21사단 DMZ 수색대는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가장 위험한 군대 생활을 하고 있다.

GP근무 수색대 출신 군 전문가 A씨는 "GP는 콘크리트로 구축된 내부 단체생활 공간이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총기 사고라면 GP에 근무하는 30여명 병사들이 모두 총성을 들었을 것"이라며 "화장실에서 스스로 머리에 소총을 겨누고 자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GP 구조와 소총 길이 등을 감안할 때 화장실에서 머리에 소총을 대고 자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다수여서 이 부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열악한 격오지 환경 속에서 비무장지대 수색 및 매복 등 가장 위험하고 힘든 임무를 수행하는 전초 수색대 특성상 김 일병과 같이 외부에서 파견된 TOD병은 기존 수색병들의 군기와 조직생활에 동화돼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군 전문가 A씨는 "김 일병 사망 원인에 대해 군 당국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한다"면서 "만약 사망 사고를 감추거나 속이려 할 경우 사안의 특성상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 내 GP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GP 윗 부분 구조물에 TNT 폭약을 설치한 뒤 3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파 스위치를 누르는 방식이다. 

GP는 남북한 전방부대의 경계선인 철책 안 DMZ에 위치하고 있어 정전협정상 한미연합사령부의 일부 지휘를 받는다. DMZ 내 북한 GP와 관측소(OP)는 282개이며 우리 군은 100여개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남북한 군대는 DMZ 내 민정경찰(북한의 '민경대') 이름으로 군대를 투입해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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