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 침몰 '스텔라데이지호 사건' 책임 선박사 폴라리스쉬핑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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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 침몰 '스텔라데이지호 사건' 책임 선박사 폴라리스쉬핑 '특혜 의혹'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0.2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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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의원 “편법증여 및 해외재산 은닉 우려되는 상황에 국책은행에서 자금 공급”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의 책임 선박사인 폴라리스쉬핑사가 조세회피처인 파나마와 마셜군도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4억4,522만달러(약 5,042억원)의 외화대출과 740억원의 원화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태규의원(바른미래당/정무위원회)은 22일 '2018년 국정감사'에서 폴라리스쉬핑사의 특혜 및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은 1993년 건조된 길이 312.m, 적재 중량 26만톤의 초대형 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가 2017년 3월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26일 철광석 26만t가량을 싣고 중국 칭다오로 가기 위해 브라질에서 출발해 산토스 남동방 2495km 해역을 지나다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쯤(한국 시각) "긴급 상황입니다. 물이 새고, 긴급하게 기울고 있습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스텔라데이지호에는 선장·기관사·항해사 등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이 타고 있었다. 구난 신호 이후 이뤄진 수색 활동에서 필리핀인 선원 2명이 구조되고,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인 14명 등 선원 22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텔라데이지호

이태규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3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에 의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에 대하여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재무상태가 일정 조건(부채비율 400% 이하) 달성시에만 지원하여 자체적인 정상화 노력을 유도’라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정부 관계기관(산은,수은,자산관리공사 등)의 1차 MOU(2016.3)에서 신조지원 프로그램은 부채비율 400% 이하를 재무조건 기준으로 정한바 있었다.

그런데, 2차 MOU(2016년 12월)에서는 갑자기 재무조건 기준 이외에 ‘전용선 계약’ 이라는 추가조건이 들어가면서 사실상 정부가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을 위해 삼았던 부채 400%는 사실상 무시되게 되었다. 문제는 이처럼 완화된 조건으로 인하여 ‘신주지원 프로그램’ 의 혜택을 받은 기업이 ‘폴라리스 쉬핑’ 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의 신조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곳은 ‘현대상선’ 과 ‘폴라리스 쉬핑’ 이 유일하다. 하지만, 현대상선의 경우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기 전에 2016년 회계연도부터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맞추었다.

폴라리스 쉬핑 선박 중 자녀 소유 선박 명단

하지만, 폴라리스 쉬핑은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이 400%를 항상 윗돌았으며, 심지어 신조지원 프로그램 승인 전년도인 2017년 회계연도의 부채비율은 무려 605.13%에 육박했다. 이는 다른 해운 기업들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폴라리스쉬핑사는 부채비율 등 재무조건이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2차 MOU가 체결되었던 2016년 12월 30일의 하루 전인 2016년 12월 29일에 현대중공업에 325K급 초대형광탄운반선 3척을 발주했다. 이는 폴라리스쉬핑이 이미 재무조건이 완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결국, 폴라리스쉬핑은 부채비율 Vale사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지난 3년간 부채비율이 400%를 계속해서 넘었음에도 신조지원 프로그램 대상이 되어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018년 7월 총 2억 2천만달러(약 2,4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에 이태규의원은 “당초 정부는 산업별 구조조정을 위하여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재무상태가 일정 조건을 달성해야 지원’한다고 기준을 마련했지만, 6개월만에 그 기준을 번복했다는 점은 의구심이 든다. 특히 폴라리스 쉬핑 사는 이러한 변경된 조건 하에 혜택을 본 유일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태규 의원실이 입수한 폴라리스쉬핑 선주 명단 및 주주 현황을 보면, 폴라리스 쉬핑사의 38개 선박 중 19개가 폴라리스쉬핑 한희승 회장의 자녀인 ‘한OO’의 소유로 드러났다. 

이들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SPC)는 단 한척을 제외하고는 모두 액면가가 없는 주식으로 무자본이거나, 자본금이 2달러에 불과했다. 때문에 사실상 무자본으로 SPC를 소유하면서 선박 운용 수익금은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 사실상 편법증여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이 선박들은 모두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해외 재산 은닉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특히, 폴라리스 쉬핑 사가 산업은행의 대출을 받아 구매한 선박중 한희승 회장 장녀 명의의 선박이 6척이나 되었다. 그 중에는 정부의 이번 ‘신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으로 구매한 선박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대출한 SPC 중 한희승 회장 자녀 명의 SPC

이태규 의원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대출을 받는 이런 행태는 국제적 관행이라고 해도, 취등록세 탈루 우려 및 편법 증여 우려가 있다. 폴라리스 쉬핑사의 경우도 회장 자녀가 100% 지분을 소유한 선박이 19척이나 되는데, 이 자녀는 돈한푼 안들이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SPC의 소유자이자, 선주로서 선박의 운용수익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며 "또한, 조세회피처에 있는 SPC의 불투명성상, 과거 관세청에서 적발했던 것처럼 해외에 수익을 은닉할 가능성 및 편법증여 우려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조세회피처에 설립하는 SPC를 통한 선박금융에 대해서 국책은행은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 특히 SPC의 소유주가 선박의 실제 소유주인 회사가 아닌 개인인 경우는 세금 포탈 혐의 등에 대하여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조세포탈·해외재산 은닉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된 산업은행이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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