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사태에 불난 국토부,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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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사태에 불난 국토부,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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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콜제도 개선방안 추진...이달 중 법 개정 등 방침 결정

정부가 BMW 화재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포함한 리콜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리콜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해 이달 중 법령 개정 등과 관련한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우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강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할 계획이다. 

그런데 국토부에서 당초 밝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미 도입돼 있어 강화가 적절하다. 

국내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올해 4월부터 제조물책임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이미 도입돼 있다. 이에 따르면 제조업자가 제품의 결함을 알면서도 조처를 하지 않아 소비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제조업자에게 피해 정도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된다.

그러나 문제는 배상액 규모가 최대 3배로 크지 않은 편이고,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해당해 이번 BMW 사태처럼 재산상 손해만 발생한 경우라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이외 집단소송법 등 도입이 대두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BMW 리콜 결정 및 이후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종합적인 리콜 제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BMW 화재 사태가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등을 포함한 리콜제도 개선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은 6일 "자동차의 결함에 대해 제작사가 신속한 원인 규명과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제도 도입 추진 방침을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강화가 검토되는 것은 BMW가 리콜을 결정하기 전까지 정부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등 리콜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 등 성능시험대행자가 자동차 화재 등 사고 현장에서 제작 결함을 직접 조사하고 사고 차량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자동차 회사에 대해 리콜과 관련한 자료 제출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자료를 제출할 때 과태료 등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결함을 은폐·축소하는 경우에도 매출액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늑장 리콜에 대해서는 매출의 1%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규정은 있지만 은폐 등에 대해서는 벌칙이나 처벌은 가능하되 과징금 부과는 근거가 부족하다.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 인력을 현재 13명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35명으로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조사 분석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미흡해 이번 BMW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단기간 실효성 있는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국토부는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사관의 연간 조사 건수는 0.4건인데 비해 자동차안전연구원은 1.4건으로 3배에 달한다.

국토부는 BMW 사태와 관련해서는 화재 원인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계와 연구원 및 시민단체 전문가 10인 내외로 민관 전문가 집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환경부와 공조도 실시한다. 지난 4월, 이번에 문제가 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부품 결함을 이유로 환경부 승인을 받아 5만5천대에 대한 리콜을 시행했으나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토부는 이에 대해 조사를 하지 못했다.

이같은 국토부의 추진방안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전문가들이 이미 제시한 바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국토부의 책임감있는 실행이 관건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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