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AI 스마트 가전제품, 아직까진 "음성보다 리모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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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AI 스마트 가전제품, 아직까진 "음성보다 리모컨"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7.1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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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IoT 가전 등 사용빈도 떨어져...빅데이터 확보 차원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고, 원격으로 밥을 하거나 세탁기를 돌리는 스마트 가전 제품들의 사용성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말로하는 것보다 리모컨 사용이 편리하고, 집안일은 사람 손이 직접 닿아야 해서 생각보다 편리함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용자들의 의견도 제기된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 가전은 최근 첨단 가전제품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글로벌 가전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음성인식 기능을 담은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실시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IoT 기술들도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플랫폼을, LG전자는 스마트씽큐 플랫폼을 각각 탑재한다.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기능들의 '편리함'을 강조하지만 소비자들의 사용 빈도는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상품성 보다는 본격적인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확보 차원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스마트TV 사용 예시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아닌 중소, 중견 제조사들 역시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할 수 있고, IoT 기능도 기술적으로는 쉽게 가능하다. 그럼에도 제품에 이런 기능들을 추가하지 않는 것은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실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아직 많이 쓰지 않는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어서다. 

국내 중견 가전 제조업체의 관계자는 "우리도 IoT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는데 사용빈도가 떨어졌다"라며 "데이버 취합 결과 제품 구매 후 초기 몇 번 사용해 보고 꾸준히 사용하는 사용자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 의견 대부분이 신기하고 궁금해 하기는 하지만 사용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TV의 경우 아직은 음성으로 채널을 돌리기 보다 리모컨 조작이 더 편하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기기들을 구매한 사용자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TV를 구매한 조모씨(38, 직장인)는 "집에서 TV를 보며 음성 기능을 사용해 본 적은 있지만 채널을 돌릴 때는 그냥 리모컨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음성인식 기능 뿐만 아니라 IoT 기능이 탑재된 세탁기, 밥솥 등의 제품 편의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계자는 "밥을 하거나 빨래를 하려면 결국 사람이 밥솥이나 세탁기 앞으로 가서 쌀을 씻고 빨래를 넣어야 해서 원격으로 제품을 가동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라며 "실시간 상태확인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집안일을 매우 편하게 해준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첨단 기능들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음성인식 기능의 경우 보다 많은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쌓일수록 보다 정확한 인식이 가능해 진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꼭 가전제품 제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스마트스피커 등의 음성인식 AI 기능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 

또 많은 사용자의 사용패턴이 모아질수록 소비자들이 원하는 추가 기능을 개발하는 데도 유리하다. 

스마트 스피커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아마존의 경우, 가장 먼저 출시한 대화형 음성인식 스피커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다른 기업과의 기술 격차와 데이터 활용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결국 AI, IoT 등 첨단 기술이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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