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그린카, 큰 사고 나면 어쩔…연락 지연 및 관제체계 미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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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 그린카, 큰 사고 나면 어쩔…연락 지연 및 관제체계 미비 심각
  • 박정배 기자
  • 승인 2018.06.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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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불만 대응 방안 "1000포인트 드릴게요"…분노 폭발 고객엔 "2000포인트 드릴게요"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걸어도 먹통 일색입니다. 정말로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60)는 평소 카셰어링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카셰어링 중에서도 롯데렌탈에서 운영하는 그린카를 애용하는 박씨는 그러나 쏘카와 같은 다른 카셰어링 서비스로 갈아타거나 아예 자가용을 구입할 생각을 갖게 됐다.

29일 박씨는 녹색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두 건의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지난 4월초 차량을 이용하려고 예약을 마쳤는데 차량문이 열리지 않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는데도 일절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차량을 사용하지 못해 광명역 인근에 위치한 코스트코홈세일에서 쇼핑을 하려던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뒤늦게 애플리케이션 고객센터 공지사항에서 ‘그린카 고객센터 연결지연’이라는 안내를 봤지만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면서 “공지사항이 애플리케이션 전면부에 노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당황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작정 전화를 걸 수밖에 없는데, 최소한 문자메시지로라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달 초 또 한 번의 불편과 마주쳤다고 했다. 문이 열리지 않는 현상이 또 발생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처음에는 받지 않고, 두 번째 돼서야 겨우 받았으나 실질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씨는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스마트키로 아무리 열림 버튼을 눌러도 차량 문은 요지부동이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해 너무 화가 났다. 그런데 겨우 전화를 받은 상담사가 차량 문은 안 열고 ‘시간이 지났으니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됐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화가 난 상태였지만 요즘 ‘고객 갑질’이라는 말도 있어서 정중하게 항의했으나 상담사는 마치 어떤 말도 듣지 않겠다는 듯 통화 모드를 연결음으로 바꿔버렸다. 한 마디로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냐”며 “그러더니 기껏 한다는 말이 ‘고객님 너무 죄송하고요, 보상 차원에서 1000포인트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더라. 1000포인트면 1000원을 깎아준다는 뜻인데 누굴 거지로 보는가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래서 ‘이렇게 고객을 힘들게 하고 겨우 1000원 주겠다는 거냐’고 따지자 그 상담사는 ‘아 그럼 2000포인트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너무 성의가 없는 이 같은 행태에 책임자와 통화하겠다고 요구하자 ‘말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라고만 한 뒤 끊었다. 하지만 정작 책임자라는 사람의 전화는 지금까지 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야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인 상황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면 되겠지만, 만일 실제로 큰 사고를 당한 고객 입장에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 사고 접수를 하려고 해도 상담사가 먹통이 돼버리면 사실상 이는 직무유기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린카, 쏘카 등 카셰어링 업체는 2010년대 초반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나 공유경제 개념이 시대적으로 확산하고 무인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성장일로를 달렸다.

그린카는 롯데렌탈에서 운영하고 있고, 쏘카는 SK㈜에서 6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는 등 사실상 국내 투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서비스에서는 이 같은 아쉬움을 남겨 인터넷상에서도 각종 성토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카셰어링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감정노동인 상담사들이 자주 바뀐다. 답답함을 표시하는 고객들의 불만을 일일이 접수하다보니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현상이 속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고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하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상담사도 불필요한 감정 소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차량 관제 시스템을 지금보다도 더욱 획기적으로 개선해 고객들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담사도 직업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보다 나은 근로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1000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했다가 2000포인트로 올리는 것 또한 각종 불만, 폭언에 지친 상담사들이 시스템에 기반하기보다는 본인 재량에 따라 문제 해결에 나서는 일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박정배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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