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에 편중된 삼성전자, AI칩에는 무방비...화웨이 구글 등 美中 연합의 거센 공격 가시화
상태바
메모리에 편중된 삼성전자, AI칩에는 무방비...화웨이 구글 등 美中 연합의 거센 공격 가시화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9.19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화웨이, 인공지능 전용 칩 상용화...삼성 반도체 차기 과제는 '시스템 메모리'

4차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점유를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 편중된 삼성전자의 반도체 포트폴리오 만으로는 향후 급성장할 인공지능 시스템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사업 중 시스템 반도체의 부가가치가 더욱 높은 것도 우려를 낳는 원인 중 하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애플, 인텔, 구글, 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은 인공지능 칩 개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팹리스 방식으로 반도체 사업을 진행중이다. 

팹리스 사업이란 반도체 설계 및 기술 개발과 판매를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100%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루머를 통해 렌더링한 화웨이 메이트10 가상 이미지. 화웨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칩이 탑재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사진제공=온라인 캡처>

화웨이는 지난 5일 독일에서 열린 세계적인 가전박람회 IFA에서 자체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AI(인공지능) 칩셋(NPU) '기린970'을 공개했다. 

애플 역시 지난 12일 공개한 아이폰 탄생 10주년 기념 아이폰X에 인공지능 칩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애플의 인공지능 칩에는 비전과 자연어 처리에 특화된 뉴럴엔진 칩이 적용됐다.

컴퓨터용 CPU 업계 독보적 1위를 수십년째 유지하는 인텔 역시 20조원을 투자해 올해 안에 인공지능 전용 칩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에 특화된 TPU라는 칩을 선보였고, 엔비디아 역시 GPU를 활용해 머신러닝에 특화된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반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전통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는 주로 자사 스마트폰 위주로 탑재되는 수준이다. 

또 앞으로 급성장할 인공지능 칩 개발에서 뒤처질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언제까지 초호황을 누릴지도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 칩을 개발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선행기술에 대한 기술개발 등은 연구소 등에서 진행하고 있고 각 사업부의 계획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부족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반도체 분야에 가장 큰 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해 왔다. 

지난 7월에도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에 2021년까지 30조원(기존 투자 금액 포함)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늘리고, 화성 반도체 생산 라인도 증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 중국 시안 공장 반도체 라인 증설 계획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는 증설된 공장에서 4세대 64단 V낸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과감한 투자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집중 투자를 벌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앞서 나가는 삼성전자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삼성전자도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시스템LSI 사업부의 설계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사업부를 메모리, LSI, 파운드리로 분리한 후 각각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서다. 

또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영국의 인공지능 칩 개발 스타트업 '그래프코어'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삼성만큼이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인텔의 입지가 공고하고, 애플, 화웨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인공지능 칩을 탑재한 제품을 상용화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외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은 언제까지?

그럼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점유율과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시장 개척을 할 시간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반도체의 호황은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급증한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SD의 대중화,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인한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고용량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한 수요 급증, 커넥티드카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 수요는 급증했으나,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그간 반도체 시장은 수요 증가-가격 상승-공급 확대-가격 하락의 사이클을 그려 왔다. 몇 번의 사이클을 통한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소수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가졌다. 

이런 패턴에 비춰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가격하락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과, 반도체 수요가 앞으로도 최소 2년 이상 꾸준히 증가해 큰 폭의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4차 산업 시대는 '인공지능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성장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기술력 우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특히 인공지능 칩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할 전망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