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MIT 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터, "왜 아직까지 이렇게 많은 직업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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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MIT 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터, "왜 아직까지 이렇게 많은 직업이 존재할까?"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3.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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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인공지능 등의 발전으로 앞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등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해 사람들은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이에 MIT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아우터는 테드(TED) 강연에서 "왜 아직도 이렇게 많은 직업이 존재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과거의 사례에 비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우터는 "기계들이 우리를 대신해 더 많은 일을 하는데 왜 인간의 노동이나 기술이 쓸모없어지지 않는 걸까요? 왜 아직까지 이렇게 많은 직업들이 존재할까요?"라는 질문에 'O링 원칙'과 '절대 불만족 원칙'이라는 두 가지로 답변을 내놨다.

먼저 그는 ATM(현금자동인출기)과 같은 기계가 도입된지 45년이 지났는데도 미국에서 고용된 은행 창구 직원 수가 25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었다는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잘 생각해보면 최근 200년간 수많은 발명품들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미국 노동 시장에선 2016년 성인 고용률이 126년 전인 1890년도에 비해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이제 인간은 트랙터, 컴퓨터 등의 도움을 받지만 일자리는 여전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아우터는 이를 'O링 원칙'으로 설명했다. 

'O링 원칙'이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부스터 로켓 내의 값싼 O링 결함으로 이륙 2분만에 폭발한 사건에서 유래됐다. 

수백억달러가 투입된 사업이 전날 발사대 위에서 얼어버린 고무 O링 하나때문에 실패로 돌아간 사건을, 하버드의 경제학 교수 마이클 크레머가 경제학적 은유로 명명한 원칙이다. 

즉, 미션 성공을 위한 모든 것들이 서로 견고히 연결돼야 하는데 하나라도 부실하면 사업이 실패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모든 것이 완벽한 경우 O링과 같은 부실한 하나의 부품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아우터는 이 'O링 원칙'으로 ATM과 은행원 증가를 설명했다. 

은행에서 돈을 세는 창구 직원은 지점당 1/3 수준으로 줄었고, 은행들은 새로운 지점을 내는데 더 적은 비용이 들게 돼 지점수는 오히려 40% 늘었다. 결론적으로 더 많은 지점이 생겼다. 

또 창구 직원은 ATM이 할 수 없는 고객과의 상담, 관계구축, 보험, 대출 상품 판매 등의 업무를 맡게 됐다. 더 높은 수준의 인지력을 요하는 일을 사람이 맡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이 역할이 기계가 채울 수 없는 'O링'의 역할이며, 이런 일들이 경제적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만든다고 역설했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일의 종류는 달라질 수 있지만 'O링'의 역할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두 번째로 제시한 원칙이 '절대 불만족 원칙'이다. 

'절대 불만족의 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우리가 1915년 평균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년에 17주만 일하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열심히 일하고 싶어하며, 그들이 누릴수 있는 컴퓨터, 에어컨 등 모든 기술적 풍부함을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질적 풍요로는 우리가 느끼는 부족함을 절대 채울수 없다"라며 경제학자 베블런의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라는 말을 인용했다. 

이어 아우터는 "명백히 기술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농업을 예로 들었다. 

1900년 미국 고용의 40%가 농장에서 이뤄졌으나 오늘날엔 2%도 못미치며, 수백만명의 농부들이 3억2000만명을 먹일 수 있을만큼 생산성이 증대했다. 농업 분야에서 'O링'에 해당하는 일자리만 남고 나머지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일자리가 없어진 나머지 농부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는 대안으로 '교육'을 제시하며, 기술 발전과 일자리 증가의 역사를 되짚었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기술의 발달로 많은 젊은 세대들이 농가에서 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아이들이 학교로 진입해 충분한 교육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아우터는 "경제적 부담이 있었지만 이것은 미국이 20세기에 투자했던 가장 큰 투자중의 하나"였다며 "그 이후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숙련되고 유연하며 생산적인 작업장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899년의 노동력을 현재에 데려다 놓는다면, 상당수가 문맹이거나 셈을 할 수 없어 거의 무직으로 남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산층들이 새로 생겨난 좋은 직업들을 갖기가 힘들고, 직업에 따른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계층화된 사회를 만들도록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대해 그는 "양극화된 노동시장에서 보여지듯 경제적 유동성에 위협이 될만한 급격한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진짜 도전 과제"라며 "비용이 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실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아우터는 이어 "우리는 엄청난 생산력 덕분에 부유하고 고등교육 운동에서 보여줬든 자신과 아이들에게 투자를 할 수 있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우터는 강연에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우려 대신, 과거의 역사에 기반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앞으로 어떤 직업이 생길지 지금 생각해 낼 수 없을지라도, 인류는 모든 번영을 사용해 할 수 있는 무언가 다른 일을 찾을 수 있으며 역사는 대체적으로 그렇게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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