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 원자단위로 정보저장...'양자컴퓨팅'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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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 원자단위로 정보저장...'양자컴퓨팅' 시대 성큼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7.03.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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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상영된 모든 영화를 USB 메모리카드 한 개 크기의 칩에 담고도 남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실리콘 등 기존 소재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나노단위 이하 물질로 컴퓨터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Andreas Heinrich,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은 홀뮴(Ho)3) 원자 한 개로 1비트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3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현재 상용화된 메모리는 1비트 구현에 약 십만 개의 원자가 필요해 이론적으로 약 10만배의 효율을 보이는 기술인 셈이다. 이번 성과는 A. 하인리히 단장이 IBM 재직시절 주도했으며, 사실상 이보다 작은 저장단위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연구는 미국 IBM 알마덴 연구소의 주사터널링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이하 STM)으로 진행됐다. STM 조작으로 산화마그네슘(MgO) 기판 표면 위에 놓인 홀뮴 원자는 위(up)와 아래(down) 방향 둘 중 하나의 스핀을 갖는다.

두 경우 전류 크기가 서로 달라 STM으로 전류를 측정해 원자의 스핀을 읽을 수 있다. 만약 STM 탐침으로 홀뮴 원자에 전압 펄스를 가하면 홀뮴 원자의 스핀이 반대로 바뀐다.

또한 연구진은 홀뮴 원자 옆에 철 원자를 놓아, 홀뮴의 스핀을 읽는 일종의 원격 센서로 활용했다. 각 원자가 낱개의 자석인 홀뮴이 만드는 자기장은 철 원자를 반대방향으로 자화시킨다. 철 원자의 전자스핀공명(Electron Spin Resonance, ESR)을 측정하면, 홀뮴 원자의 스핀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원자가 만드는 자기장을 감지해 디지털신호를 읽는 방법으로, 현재 상용화된 하드 디스크가 정보를 읽는 원리와 유사하다.

홀뮴 원자들은 1nm 정도 간격으로 밀집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만큼 원자를 촘촘히 배열할 수 있어, 저장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공동교신저자인 A. 하인리히 단장은 "홀뮴 원자들이 근접해도 스핀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를 규명하고 보다 높은 온도에서 재현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며 "두 가지 스핀 상태가 공존하는 양자 제어가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연구가 뒷받침 되면 양자컴퓨팅을 위한 큐비트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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