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진의 뉴욕 이슈] SEC,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 유예…"재주는 곰이, 돈은 왕서방(IB)이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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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의 뉴욕 이슈] SEC,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 유예…"재주는 곰이, 돈은 왕서방(IB)이 챙긴다(?)"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4.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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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크 동반한 결정 앞둔 SEC, 비트코인 ETF가 투자시장 지형 바꿀까
- 비트코인 파생상품, 안전할까…"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 투자자들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어"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등장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 결정을 미룬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EC는 “규정 변경 제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비트코인 ETF가 캐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전례가 있고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게리 겐슬러가 새 SEC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비트코인 ETF 출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던 투자자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승인 여부 결정은 6월로 미뤄진 상태다.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 연기…‘딜레마’ 빠진 증권거래위원회

반에크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는 본래 5월 초까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SEC의 결정에 대해 “현재 미국 금융당국은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ETF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두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며 “시장이 비트코인 ETF에 열광해 유동성이 극대화되거나 ETF 상품에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해 무시하거나 하는 극과 극의 반응으로 나뉠 것”이라 내다봤다.

ETF는 SEC의 규제를 받지만 ETF가 추종하는 비트코인은 SEC의 규제 범위 밖이다. 만일 비트코인에 대한 시세조작이 일어나더라도 구조적으로 규제가 어렵다.

반면 ETF 상품이 시장의 무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이라는 한 종류의 가상화폐만 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비트코인 직접 투자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ETF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니 투자자 입장에선 ETF 상품으로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코인 시세와 명운 함께하는 파생상품, 정말로 안전할까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하락하는 낌새를 보이자 비트코인ETF 수익률 역시 떨어졌다.

최초로 상장된 비트코인 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는 하락장을 맞아 2주 전과 비교해 10%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캐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볼브의 ’비트코인 ETF', CI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CI갤럭시 비트코인 ETF' 역시 이달 14일부터 28일까지 하락세를 보이며 -12%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파생상품의 경우 가상화폐 시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품 구조상 완충재가 없다면 큰 손해로 직결된다고 말한다. 반면 비트코인 ETF를 내놓는 IB들은 적지 않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홍 교수는 “대형 IB(투자은행)이 잇달아 비트코인 상품 출시를 시도하는 것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월가 최초의 비트코인 펀드인 모건스탠리의 FS NYDIG 셀렉트 비트코인 펀드‘는 출시 2주 만에 328억원을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일각에서는 SEC의 규제가 어렵기 때문에 IB 측에서도 완충설계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IB 수익은 파생상품의 수수료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시세가 폭락하더라도 상품을 판매한 IB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는다. IB 입장에서 가상화폐 파생상품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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