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서정진 셀트리온 2공장 준공식 약속 10년... “송도를 헬스케어산업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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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서정진 셀트리온 2공장 준공식 약속 10년... “송도를 헬스케어산업 메카로”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0.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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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회장, 10년 전 약속 진행 중...지난해 5만L 또 증설
- 10년간 셀트리온 주가 5배 이상 올라...송도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거점으로
- 지난 8월 인천시와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업무 협약 체결
- 셀트리온 3사 합병되고 U헬스케어 실현되면 그날의 약속이 현실이 될 수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하고 10여년이 지난 2011년 10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송도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가지 약속을 했다. 송도를 헬스케어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셀트리온은 두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공장을 증설해 19만리터의 생산 캐퍼를 갖추고 셀트리온 3사를 합병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송도는 헬스케어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10년 전 그날 서 회장의 말 한마디가 지금 셀트리온과 송도를 어떻게 바꿨을까. 

 

◆그날...서정진 "송도를 헬스케어산업 메카로 만들 것"

2011년 10월 5일 코스닥 대장주였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송도를 헬스케어산업 메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루 전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서 회장은 “2공장 준공으로 세계 2위 규모의 항체 시설을 갖추게 됐다”며 “올해 신약 특허가 만료되는 허셉틴, 레미케이드 등의 생산으로 이미 1공장 캐퍼가 꽉 차 2공장 설립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5만리터 규모의 1공장에서는 당시 셀트리온의 주요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CT-P6(허셉틴)과 CT-P13(레미케이드)이 생산되고 있다.

2011년 상반기 셀트리온은 모두 1286억원 매출액에 영업이익 825억원, 당기순이익 816억원을 올렸다. 그해 9월말 셀트리온의 주가는 주당 4만3378원이었다. 

2공장에서는 원료의약품 9만리터를 생산한 뒤 정제 과정을 거쳐 연간 약 2000㎏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7~8㎏에 약 400억원가량 하는 원료의약품으로 연간 2조원 정도의 매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5만리터 생산설비로 셀트리온이 올릴 수 있는 최대 매출액은 약 1조원. 2공장 준공으로 14만리터를 생산할 경우 최대 3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고, 셀트리온의 성장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그후...셀트리온

10년 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흔치 않다. 서 회장은 약속을 지켰을까?

현재까지 그와 셀트리온의 행보를 보면 그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우선, 그는 송도를 떠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그리고 셀트리온은 지난해 1공장에 5만리터를 또 다시 증설해 총 19만리터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는 그해 지어진 2공장 캐퍼도 꽉차게 됐다는 의미와 함께, 한번 더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말 주당 25만원대의 주가를 기록해 10년 동안 5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주주들과의 무언의 약속도 지킨셈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50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3157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같은 기간 매출 7772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를 합해 상반기 매출은 1.5조원, 영업이익은 4583억원을 올린 셈이다. 그 외에 셀트리온제약이 매출 9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보탰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직원도 늘었다. 셀트리온 직원은 2000명이 훌쩍 넘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에도 수백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게 됐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서 회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 서 회장은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0’에서 “12월 31일 은퇴 후 내년 1월부터 스타트업 모임에 참여할 것”이라며 “19년 전 창업한 정신으로 돌아가 U(유비쿼터스)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U헬스케어는 유비쿼터스와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미래형 의료산업 모델로 평가된다.

한편,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은행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이 만들어지면 2조원 가량을 투자하려고 한다”며 후진 양성을 위한 투자 계획도 이날 함께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9월 24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사의 합병 방침도 공개했다.

셀트리온그룹은 3사 합병을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이날 설립했다.

셀트리온그룹은 헬스케어홀딩스의 설립에 대해 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합병 요건이 갖춰진 후 즉시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해 내년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이 충족되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헬스케어홀딩스 설립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3사 합병으로 개발과 생산 및 유통, 판매까지 한 회사에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사업의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또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 등 주요 제품들로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게 되면 매출 규모 확대 및 판매 채널 단일화에 따른 효율성 측면의 양적, 질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안은 여러 안들을 숙고하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과로 사업 경쟁력과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병 절차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으로 이뤄지는 만큼 주총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 그후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에 따르면 9년이 지난 지난해 말 기준 송도지구에 조성된 92만㎡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약 70여개의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자리잡았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은 지난해 말 기준 56만리터로, 세계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 주요기업 [자료=IFEZ]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 주요기업 [자료=IFEZ]

바이오의약품 제조 주요기업으로는 셀트리온 외에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동아쏘시오, 바이넥스, 얀센백신 등이 있다. 

공정지원 기업에는 머크사와 GE헬스케어 등이 입주해 있다. 

연구기업과 기관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원의료재단 등이 있고, 인재양성을 위한 연세대, 인천대, 겐트대 약학대학 등이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이같은 송도의 성장을 더욱 뒷밧침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제3차(2017년~2025년) 생명공학 육성기본계획을 발표하고, 클러스터 중심의 바이오 생태계 확충을 위해 송도를 생산 및 글로벌 진출 클러스터로 특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1공구와 연계한 향후 바이어 클러스터 조성 계획 지도 [자료=IFEZ]
11공구와 연계한 향후 바이어 클러스터 조성 계획 지도 [자료=IFEZ]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송도 4·5·7공구와 연계해 11공구에 146만1000㎡의 면적에 바이오허브 조성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글로벌 의약·메디컬 ·헬스케어 분야의 연구개발, 제조 및 서비스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 및 상업화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인프라를 구축하며, 4차산업혁명 주요 기술과 융합한 첨단 바이오 산업 육성(유전자, 뇌연구 등)한다는 방침이다. 

[자료=IFEZ]
11공구에 조성되는 사이언스 파크 [자료=IFEZ]

 

◆그리고, 앞으로...셀트리온

3사 합병을 통해 내년에 새로 태어나는 셀트리온은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지난 2002년 셀트리온 창립 이래 약 20년만에 이룬 성과다. 

서 회장은 이번 합병을 "주주들의 뜻을 존중하고 따른 것"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개발에 힘을 쏟아 하루라도 빨리 종식하겠다"고 국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서정진(왼쪽)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셀트리온]
서정진(왼쪽)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8월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셀트리온]

그는 지난 8월 5일 인천광역시와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 회장은 여전히 송도의 약속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발표한 대로 합병이 끝나면 그 약속은 훨씬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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