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현상금 1억원' 변종공매도 증거확보 나서···신한금투 법적대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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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현상금 1억원' 변종공매도 증거확보 나서···신한금투 법적대응 '경고'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9.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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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시장혼란 방지위해 당국이 나서서 진위 밝혀야"
신한금융투자 사옥
신한금융투자 사옥 (사진=녹색경제신문)

변종공매도 의혹을 주장하며 증거수집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들과 허위사실 유포시 법적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신한금융투자가 각기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유투버 및 투자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변종공매도, 불법공매도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이 폭락한 에이치엘비 투자자들 또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매도폭탄에 청와대 청원, 불법공매도와 관련된 증거확보에 나서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에이치엘비 주주연대인 주가행(IamJUJU, 주주가치를 위해 행동하는 모임)은 지난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불법공매도와 관련된 제보를 받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문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엔 불법 공매도에 대해 신고하는 증권사 전·현직 내부고발자에게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가행은 오는 28일에도 추가적인 신문 광고를 낼 계획이다.

주가행의 불법공매도와 관련된 제보를 받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문 광고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변종공매도 시세조종, **금융투자 압수수색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엔 이미 2만 5500명 이상의 사람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작성자는 이른바 '변종공매도'에 대해 "무차입 또는 차입한 주식을 상환하지 않고 대차잔고를 유지하면서 금일 공매도를 하고 주식 결제 기일이 이틀 후인 것을 악용해 결제일 전에 주식을 되사놓는 매매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차해 놓은 막대한 수량의 주식을 매도해 해당 주식의 시세를 하락시키고 하락한 가격에 그 주식을 저가에 사놓으면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매도할 수 있는 주식이 무한에 가까워진다"고 했다. 일종의 '작전'이라는 셈이다.

뒤이어 지난 21일에는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대형 호재에 힘입어 오전 9시30분 13만3800원(+15.24%)원까지 치솟았지만, 오전 11시 이후로는 12만원대 중반에서만 등락을 거듭해 결국 3.62%오른 12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공교롭게도 장중 신한금융투자로부터 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됐다

이날 매매 물량 상위 창구 6개사 중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5700여주~9만7000여주의 순매수 물량이 유입됐고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에서는 1만4500~2만5500여주만큼의 순매도 물량이 출회됐는데 신한금융투자에서만 23만6500여주의 순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에이치엘비 주주들은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불법공매도 및 시세조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장개시시 집중 매도로 주가 하락시키기 ▲주가가 오를때마다 시장가로 매물 쏟아내 상승세 막기 ▲종가 직전 집중매도 ▲고가에 매도할 수 있었음에도 손실 감수하면서 종가 동시호가에 7~10호가를 밀어내 하락시키기 등을 이유로 제시한다.

지난 23일 신한금융투자는 "자사가 특정세력과 결탁해 코스닥 특정 종목(에이치엘비)에 대해 '변종공매도'를 행하고 있다"는 한 유튜버의 주장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법적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해당 유튜버는 장중 혹은 장 종료 후 신한금융투자의 순매도 수량이 많다가 다음날 조회하면 순매도 수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들어 신한금융투자가 주식을 먼저 매도한 후 되사서 채워놓는 '불법 공매도'를 행하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신한금융투자 창구를 통한 거래량이 거래원 상위 5위 안에 있다가 5위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 거래량은 그 상태에서 고정 표기돼 변동된 수치가 표시되지 않는다"며 "시스템상 종목별 거래원 및 매매수량은 장중 혹은 장 종료 후 상위 5개사에 대해서만 표시되고 있고, 이는 코스콤(한국증권전산)을 통해 전 증권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아래 예시를 보면, N증권은 해당시간 기준으로 매도 109,787주, 매수 74,741주를 기록하고 있다. 이 경우, 매도는 5위 안에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만, 매수는 5위 안에 있지 않기 때문에 업데이트 되지 않고 고정된다. 따라서, 매도 수량만 늘고 매수 수량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 장중, 장종료 직후에는 매도 규모가 큰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이어 "신한금융투자 고유계정을 통한 공매도는 없었다"며 "공매도가 금지된 2020년 3월 16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해당 종목에 대한 신한금융투자 고유계정 거래량은 공매도와 전혀 상관없는 '코스닥 150 지수 ETF' LP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거래된 물량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개인고객 계정을 통한 공매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2015년 에이치엘비의 자회사 지분매입 과정에서 IB딜을 맡았는데, 3자 배정증자로 교부된 에이치엘비 주식 상당수가 신한금융투자로 입고돼 거래됐다.

2018년엔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유상증자 업무도 수행한 까닭에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많이 있어 신한금융투자를 통한 거래가 많은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기관과 외국인을 통한 공매도 역시 없었다고 반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해당 주식에 대한 기관 또는 외국인을 통한 공매도 또한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는 시스템적으로도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에이치엘비 주주들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도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적극적인 행동은 긍정적이나, 시장이 혼란해 하는 것은 문제"라며 "결국 진위를 당국이 나서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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