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기업 임금 협상 변수 되나... 롯데지주, 임금동결로 스타트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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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기업 임금 협상 변수 되나... 롯데지주, 임금동결로 스타트 끊어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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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급여 낮았던 유통·식품·패션 대기업, 실적 하락 근거로 임금 인상 어려워져
“생존이 우선” 롯데지주, 노사 위기의식 공유... 한시적 복지제도 중단에도 동의
코로나19로 인해 대기업 임금협상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임금 동결을 합의하고 ‘노사협력 선언식’을 진행한 롯데지주 노사협의회 위원들.
코로나19로 인해 대기업 임금협상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임금 동결에 합의하고 ‘노사협력 선언식’을 진행한 롯데지주 노사협의회 위원들.

 

매년 여름이면 대기업 노사가 임금 협상을 두고 벌이는 ‘하투(夏鬪)’의 양상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외부 변수로 인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5대 그룹 중 하나인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지주가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롯데지주는 17일 롯데지주 본사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용자 대표 송용덕 부회장, 근로자 대표 김봉세 수석을 비롯한 노사협의회 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지주 노사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이번 선언식에서 롯데지주 노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공감하고, 상호협력에 대한 노사 공동의 뜻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사측은 임금제도와 근무체계를 개편하고 복지제도를 변화된 시대에 맞게 개선해 직원과의 상생을 도모하기로 했다. 또 노측은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2020년 임금을 동결하고 일부 복지제도의 한시적 중단에 동의하기로 했다. 더불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기로 약속했다.

롯데지주 노사는 이번 공동선언이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노사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롯데그룹의 경쟁력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롯데지주의 이번 임금동결 타결은 앞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임금 협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그룹은 주력 사업부문인 유통과 화학 등이 모두 실적 부진에 빠져 있어 임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롯데그룹 뿐 아니라 유통·패션·외식 등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다른 기업들 역시 임금 동결을 넘어 사실상 임금 하락에 동의하는 모습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먼저 빈폴로 유명한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지난 6월 주력 브랜드 중 하나인 ‘빈폴 스포츠’를 정리하기로 한 이후 7월부터는 6개월 한시적으로 전 직원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10% 가까운 급여 삭감에도 합의를 이뤘다.

대표적 외식 기업 중 하나인 이랜드이츠도 매출 40% 하락을 견디다 못해 외식 브랜드 대거 정리와 함께 주 1회 자율적 무급 휴가를 9월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역시 직원들의 실질 급여는 하락하게 된다.

이들 기업들은 현재 상황이 미증유의 위기라는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 하고, 강제적 구조조정을 지양하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동결 또는 한시적 하락을 감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반면, 홈플러스는 임금협상과 매장 매각을 두고 파업이 예고되는 등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 노사는 임금 인상 폭을 두고 큰 이견을 보이다 협상이 결렬됐고, 안산점 매각 등을 두고도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17일 홈플러스는 노조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산점 매각을 확정짓고 향후 1년간 영업을 유지하며 직원과 몰 입점점주들이 안정적으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사측은 안산점에 근무 직원들이 향후 1년간 현재 점포에서 근무가 가능함은 물론, 영업종료 이후에도 전환 배치 등으로 고용유지를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홈플러스 운영사인 MBK파트너스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매장 매각 대금 역시 홈플러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MBK의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기존에도 타 업종에 비해 평균 급여가 낮은 유통과 외식, 패션부문이 코로나19로 인해 임금 동결 또는 하락이 이뤄지면 산업별 급여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며, 정부가 해당 업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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