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편의추구 싱글컵 캡슐 커피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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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편의추구 싱글컵 캡슐 커피 전쟁 본격화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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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열쇠

“네스프레소, 왓엘스(Nespresso,  What Else?)” -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13년째 미국 배우 조지 클루니를 전속모델로 내세운 60초짜리 네스프레소 TV 광고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네슬레는 1987년 네스프레소 1회용 구르메 커피 브랜드를 처음 런칭한 이래, 꾸준한 R&D, 마케팅, 광고 캠페인을 이어오며 오늘날 전세계 싱글컵(single cup capsule coffee) 캡슐 커피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다.

가정용 소형 네스프레소 이니시아(Inissia) 캡슐 주입형 싱글컵 커피 제조기.Courtesy: Nespresso.

네스프레소는 여태까지 시간과 절도적 손놀림의 예술적 결합으로 탄생하는 커피라는 수공예적 음료에 커피기계라는 테크 요소를 결합한 비즈니스 혁신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세계적인 커피 소비량 증가 트렌드에 힘입어서 네스프레소는 2000년부터 연매출율 40% 증가세를 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해 오늘날 싱글컵 구르메 커피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을 추출해 낼 수 있는 양의 커피 분말을 개별 포장한 1회용 캡슐을 전용 커피제조기에 주입하면 자동으로 커피가 만들어지게끔 디자인한 편의 주방용 가전이다. 분말 커피가 담긴 필터로 뜨거운 물을 부어 거른 드립 커피(drip coffee)를 즐기는 미국인들과 달리, 에스프레소 커피 가루를 모카포트나 커피머신으로 삼출해 낸 진한 커피액의 맛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을 본래 겨냥했다.

네스프레소 버튜오라인(VirtuoLine) 커피 캡슐. 네스프레소 버추오(Vertuo) 커피 파드와 커피메이커는 미국시장 내 대중의 입맛을 겨냥해 아메리카노풍 필터 커피 제조용으로 고안됐다. Courtesy: Nespresso.

네스프레소의 성공 비결은 맛 보다는 편의성이다.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1회용포장 커피 캡슐을 커피 머신에 주입하도록 고안된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만 있으면 커피 제조 기술이나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준수한 맛의 커피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매 잔 수작업을 통해 추출되는 바리스타의 커피 보다 똑고른 맛과 퀄리티로 저렴하게 커피를 제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세계 2천여 미슐렝급 고급 레스토랑들중 30% 가량이 네스프레소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에스프레소풍 커피 보다 필터 커피를, 알루미늄 캡슐(capsule) 포장 커피 보다 종이 파드(pod) 포장을 선호하며 그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마케팅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Courtesy: Keurig.

네스프레소의 유럽내 캡슐 커피 시장의 성공을 계기로 대서양 거너편 북미 시장에서도 싱글컵 구르메 커피 경쟁이 불붙었다. 그 결과 눈물겨운 북미시장 공략 노력에도 불구하고 네스프레소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하다. 아메리카노로 불리는 물이 많이 첨가된 연한 필터 커피맛을 즐기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바꾸기는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북미 커피 시장의 최강 경쟁사는 큐리그(Keurig)다. 기존 네스프레소 커피제조기와 호환되는 일회용 캡슐 커피로 북미 커피시장 점유를 시도한 몬델레즈 인터내셔널(前 크라프트 푸즈)이나 에시컬 커피 컴퍼니(캐나다)와 달리, 큐리그의 대표적 커피 브랜드인 그린 마운틴(Green Mountain)은 자체개발한 큐리그® K-Cup 커피 캡슐만 쓸 수 있는 독자적 커피머신을 개발해 싱글컵 커피 미국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커피계의 페라리'를 지향하는 이탈리아의 고급 커피 일리의 에페레스프레소(Iperespresso) X7-1 캡슐/파드 주입식 싱글컵 커피제조기. Courtesy: Illy.

네스프레소를 비롯한 유럽산 명품 커피 브랜드들의 미국시장 진출에도 아랑곳없이 미국인들의 자국 커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흔들림없이 굳건하다. 현재 큐리그는 미국의 가정과 오피스용 신선커피 시장의 40%, 1회용 파드 커피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커피 시장 리더다. 그리고 커피숍은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숍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며 당당한 선두를 지키고 있다.

네스프레소 프로디죠(Prodigio) 캡슐형 커피 머신은 소비자의 스마트폰 앱과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고객참여를 유도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이다. Courtesy: Nespresso.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스프레소는 일회용 캡슐 및 파드 커피를 주축으로 북미 커피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는다. 커피 비즈니스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시대라고‘커피업계의 애플’ 네스프레소는 선언하며 그 돌파구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서 찾고 있다. 최근 가장 크고 영향력있는 소비자군으로 떠오른 전세계의 밀레니얼 세대와 곧 성인이 될 Z세대 소비자들을 포섭하려면 사용편의성과 스마트화가 열쇠다.

네스프레스용 스타벅스 캡슐 포장 싱글컵 커피 시리즈는 2019년 5월 미국시장에 출시된다. Courtesy: Starbucks.

어떻게하면 브랜드 충성도가 낮고 앞세대 보다 커피 제조기 구입율이 낮은 신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네스프레소는 물리적 매장과 키오스크 자동판매기를 유려하게 오가는 온오프 옴니채널를 통해 웹 및 모바일 앱 주문, 소비자 소비행태, 취향 및 여론을 수집하여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한다. 싱글컵 캡슐 커피 시장의 불꽃튀는 '커피 테크' 경쟁은 더 흥미진진해 질 것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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