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흑자, 4년 7개월만에 '최저치'...4월 배당시즌 오면 7년만에 '국가 경상수지 적자' 우려
상태바
상품수지 흑자, 4년 7개월만에 '최저치'...4월 배당시즌 오면 7년만에 '국가 경상수지 적자' 우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04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영업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이 금융 위기로 전이돼

지난 2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장기간인 8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4년 7개월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이 석달째 감소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수입도 큰 폭 꺾였다. 

이같은 수출 하강에다가 4월 외국인 배당 시즌이 겹치면 경상수지(국가간 거래에서 수입과 지출 차이)가 7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2월 경상수지는 36억달러로 서비스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본원소득수지 악화로 전년동월(39억달러)보다 흑자폭이 3억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 55억7000만달러에서 54억8000만달러로 9000만달러 축소됐다. 흑자규모가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은 국제수지 기준한 수출과 수입액 모두 전년동월보다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2월 수출액이 전년동월보다 10.8% 줄어든 401억3000만달러였다.

우려스러운 것은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 하락한 점이다. 원유 등 석유류 단가가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 둔화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수입이 줄어들면서 전체 상품수입(346억5000만달러)이 전년동월대비 12.1% 급감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16년 7월(-13.3%) 이후 2년7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을 뛰어넘는 것도 이 때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국내투자가 2016년 2월(-3.8억달러) 이후 최초로 감소 전환했다"며 "외국인의 국내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직접투자관계 기업으로부터의 상품수입이 둔화됨에 따라 외상매입 발생액보다 상환 금액이 커진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2월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반도체 단가 하락, 석유류 수출 부진,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 등이 원인이었다"며 "수입은 줄어든 것은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 수입 감소, 원유 등 석유류 단가 하락 등이 이유였다"고 밝혔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전년동월 26억1000만달러에서 17억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운송수지와 여행수지에서 각각 2억5000만달러, 2억8000만달러 적자 폭이 줄어든 가운데 다수 항목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행수지 적자 폭이 감소한 것은 중국인·일본인을 중심으로 한 입국자수 증가세가 지속된 것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당지급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아예 적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배당시즌’이 겹치면서 해외 자본유출이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는 것.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71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2%나 줄었다. 

수출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달 외국인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국내 기업의 배당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7년3개월 만에 흑자 행진이 깨지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수지 적자가 개선 추세에 있고 상품수지, 국제유가 향방, 미·중 무역협상 추이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보다는 기조적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상수지에 경고등에 따라 △대외신인도 하락 △외국인 자본유출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 △수입물가 상승 △해외자금 조달 난항 등 이른바 ‘다중위기’가 엄습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리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주요 거시지표인 투자와 고용·소비가 무너지면 금융 부문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자영업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이 금융 부문으로 전이돼 금융위기로 나타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한 매체에 “우리 경제는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등으로 고용위축, 소상공인 위기, 설비투자 축소, 수출 감소 등 여러 위기가 복합적으로 닥쳐오는 상황”이라며 “특히 수출감소로 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되면 대외신인도까지 악화하는 다중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