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내려놓겠다던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상속세 탈세 혐의 검찰 수사 이유였나?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별세한 후이웅열 회장 등 자녀들에게 상속 과정 포탈 혐의

2018-12-04     박근우 기자

최근 경영 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상속세 탈세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 전후 내막에 대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고 밝혀 잔잔한 감동을 준 바 있어 검찰 수사 때문에 경영에서 물러난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최호영)는 과거 국세청이 코오롱그룹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상속세 탈루 혐의를 포착해 고발한 사건에 대해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2016년 4월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과 핵심 계열사 코오롱 인더스트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원래 한 회사였던 두 회사는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순수 지주회사인 ㈜코오롱과 화학·산업 자재를 다루는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분할됐다.

당시 국세청은 예정된 세무조사 기간보다 3개월 연장해 이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에서 세무·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당시에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2014년 11월 별세한 후 보유지분이 이웅열 회장 등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상속세 포탈 등의 혐의가 일부 드러났다는 것.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0월쯤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등 탈루세액 총 742억 9000여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코오롱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내 지난 4월 추징금을 125억6000만원으로 줄였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6년 그룹 회장에 오른 지 23년 만에 경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날 이웅렬 회장의 장남 이규호는 전무로 승진했다. 

이웅렬 회장은 창업주 이원만 회장(1994년 작고)의 손자이자 이동찬(2014년 작고) 명예회장의 아들로,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 49.74%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