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여행사 '돌연' 폐업 이어져...여행 상품 파는 홈쇼핑업계 '난감'

"여행사 폐업과 무관한 홈쇼핑 브랜드 이미지 하락 피할수 없어"

2018-10-10     이효정 기자

중소 여행사들이 갑작스럽게 폐업 및 도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사 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업계가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폐업하는 여행사가 늘어나면서 여행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발표한 ‘지자체 개방 업종별 인허가 데이터’ 자료를 보면 일반여행업 폐업은 2009년 33건에서 2017년 299건으로 9배나 늘었다.

2018년 9월에만 e온누리여행, 더좋은여행, 싱글라이프투어 등 중견 여행사 3곳이 폐업했다. 앞서 8월엔 서울 소재 국외여행업 등록업체인 파인비치, 흐노니, 굿모닝트립이 문을 닫았다. 여기에 10월들어 탑항공까지 폐업을 선언하면서 해당 업체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9월 이후 폐업한 4개 여행사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이 총 773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1월 1일~9월 30일 기준).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705.2% 증가한 수치다.

중견 여행사들이 연달아 폐업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 기반 글로벌 여행사의 국내 진출 ▲​중소형 여행업체의 난립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출혈경쟁에 따른 경영악화가 주요원인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여러 여행사가 폐업하는 가운데, 중소 여행 상품 패키지를 판매해왔던 홈쇼핑 업계도 난감하다는 분위기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의 경우 소비자에게 여행사를 '소개'해주는 것이 전부기 때문에 여행사의 상품을 구체적으로 관리 감독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사가 폐업 후 잠적해버리는 경우 홈쇼핑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하락을 피할 수 없어 난감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여행사가 갑자기 폐업하면서 홈쇼핑을 통해 해당 기업의 여행상품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보게 된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에서 파는 여행상품 못믿겠네'라는 말이 나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홈쇼핑 브랜드와는 무관한 일인데도 홈쇼핑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되는 셈이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처가 여행사의 재무 상태 등을 더 확실히 검증하는 등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NS홈쇼핑, SK스토아 등은 자사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 보상을 돕겠다고 나서며 이미지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비판의 화살을 안전히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