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현대차그룹, 유일한 친인척 CEO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거취에 관심↑

-지배구조 개편과 연말 인사 앞두고 관심 높아져
-현대카드 실적 정체와 라이프생명 매각은 부담...코스트코 계약과 그린 카드 흥행 조짐도 영향

2018-09-21     백성요 기자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진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고심중인 상황에서, 그룹 내 유일한 친인척 CEO인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연말 사장단 인사에 따라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인 가운데, 그룹 금융계열사 수장으로까지 여겨졌던 정태영 부회장의 행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그룹 내로 이동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20일 현대차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단은 현대차의 윤여철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권문식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6명이다. 이 중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친인척은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의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앞서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국내 의결권자문사 등의 반대 및 부정적 의견 제시로 백지화 됐다. 특히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가능성이 낮은 방안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한때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 수장이 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종로학원 인적분할 및 매각에 나서자,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로서 현대카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 부회장은 최근 종로기숙학원과 일대 토지도 매각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가 아닌 지배회사 구조를 선택하면서 독립경영보다는 현대커머셜,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와 현대차, 기아차의 시너지를 더욱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의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따라 정 부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를 업계 2~3위로 도약시킨 만큼 이번 연말 인사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2003년 현대카드, 현태캐피탈, 현대커머셜 수장으로 부임해 적자 2조원의 현대카드를 4년만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의 실적이 지지부진 하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연초에 쌓은 대손충당금을 감안해도 경쟁업체에 비해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카드는 2014년 2235억원의 순수익을 올린 뒤 3년간 1900억원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 2위를 두고 KB국민카드, 삼성카드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해부터 경쟁사와의 점유율 간극이 벌어지는 추세다. 이에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와의 연계를 다시 강화하는 중이다. 

최근 대만의 푸본생명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며 사명도 푸본현대생명으로 바뀐 구(舊) 현대라이프생명은 정 부회장의 현대카드 신화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2년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로 출범한 이후 5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라이프생명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정 부회장은 "빠르면 2년 안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의 자금수혈도 몇 차례 있었지만 결국 대만의 푸본생명으로 넘어갔다. 

재계에서는 여신을 주로 취급하는 현대카드에서 성공신화를 쓴 정 부회장이 수신이 주요 기능인 생보업계의 생리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현대카드는 최근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경쟁 업체인 삼성카드가 18년간 독점하던 코스트코와의 계약권을 따내고, 2008년 '더 레드' 카드 출시 이후 10년만에 선보인 프리미엄 컬러 카드 '더 그린'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린 카드 제작 과정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활발한 SNS 활동으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봉기까지 공개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이 정체에 빠진 현대카드 실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낼지, 또 그룹내 입지 변화가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