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등 대형 유통사, 납품사와 '상생' 행보 빛 바래
'롯데쇼핑-납품업체 종업원 불법 파견', '세이브존아이앤씨-판촉행사 비용 전가'
대형 유통사에 물품을 제조·수급하는 납품사들이 수난시대를 맞았다. 납품사와의 상생을 강조해왔던 대형 유통업체들이 갑질 주역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풀무원, 세이브존아이앤씨 등이 '납품업체 종업원 불법 파견', '식중독 케이크 책임 전가', '판촉행사 비용 전가' 등 납품사와 불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유통사들이 납품업체가 상대적으로 발언력이 약한 점을 노려 '납품업체 종업원의 불법 파견' 등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밝혀진 것들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쇼핑, 납품사 종업원 불법 사용...납품업체와 '상생' 주장하더니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015년 8월 26일부터 2016년 8월 16일까지 20개 롯데마트 점포의 환경개선(리뉴얼)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118개 납품업자로부터 906명의 종업원을 파견받아 사용했다.
공정위는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 2016년 7월 사전 서면약정 없이 납품업체 종업원을 파견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부과 받은 이후에도 같은 법 위반 행위를 반복했기에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한편 롯데는 추석을 앞두고 파트너사들과의 상생을 주장하며 납품대금 7000억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언행불일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등극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연 단위 계약을 맺는 고정판촉사원의 업무 범위에 대해 해석이 달라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서로 해석이 다른만큼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 판단돼 추후 대책 모색에 나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풀무원, 식중독 제품 논란..."만든 건 저희가 아닙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지난달 풀무원푸드머스가 공급한 '우리밀 초크블라썸케이크'를 섭취한 학생들이 집단으로 식중독 증세를 보이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급수습에 나섰다.
지난 7일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이사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최근 제조협력업체에서 납품 받아 학교급식업체에 공급한 '초코블라썸케이크'로 인한 식중독 의심 사고의 피해자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제품은 식품제조업체인 '더블유원에프앤비'가 생산한 제품 중 일부로 유통 중인 제품을 판매중단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식 사과문에 납품관계 총 책임자로서 납품사들을 안으로 감싸기보단 밀치기 급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이 풀무원 제품을 애용해왔다고 밝힌 소비자 A씨는 "풀무원이 밝힌 공식사과문은 사과문보단 호소글에 가까워 보였다"며 "피해 고객들과 소비자가 원했던 건 사건에 대한 규명인데 마치 자신들이 제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이었다"고 주장했다.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는 “풀무원푸드머스는 과거에도 이벤트를 통한 단가 하락 부담을 제조업체에 전가하는 행태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었다"며 "이번 사태 또한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빚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이브존아이앤씨, "'판촉 행사비' 모두 함께 내도록 해요"
공정위는 같은 날 아울렛 매장 세이브존을 운영하는 세이브존아이앤씨에도 72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 세이브존 성남점에서 59건의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계약 없이 납품업자들에게 7772만원의 판촉비를 전가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사전 계약 없이 판촉비를 납품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는 관련법 위반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유통채널, 아울렛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판촉 비용 부담 전과' 등 엄중 조치해 납품업체의 부당한 관례 타파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