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그룹 전격 현장조사 이유는...채이배 의원의 직무 태만 비판 등 작용
채 의원, 공정위의 적극적인 조사와 국세청의 증여 의제 과세, 주주대표소송 필요성도 제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최태원 SK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28 SK그룹 지주회사인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에 기업집단국 조사관들을 파견해 SK실트론 인수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사익편취 위반에 혐의점을 두고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SK그룹은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SK가 71.6%, 최 회장이 29.4% 지분을 나눠 함께 인수했다. LG실트론은 반도체 기초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는 회사로 SK 인수 이후 SK실트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정위가 갑자기 최 회장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재벌개혁을 주창하는 공인회계사 출신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이 최근 공정위의 근무 태만을 질타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 의원은 지난 19일 "SK는 실트론 지분 매입 당시 실트론이 3~4년 내 2배 이상 가치가 오를 것으로 판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여지분 중 상당 부분을 직접 인수하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인수하도록 했다"며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고,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를 조사·검토하겠다고 답변했는데 (현재까지) 공정위의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고 현장조사도 하지 않은 실정"이라는 비판했다.
채 의원은 "이같은 (최 회장의) 행위는 상법상 회사기회 유용에 해당될 소지가 있고, 회사에 이익이 되는 사업기회를 특수관계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제23조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이 당초 2,535억원에 매입한 지분은 현재 시장에서 1조 3,7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만큼 SK 주주들의 이익을 사적으로 편취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채 의원은 "상습적인 사업기회 유용행위에 대해, 우선 행정당국이 철저한 법집행에 나서야 한다"며 "공정위와 국세청이 회사기회유용에 대해 판단하고 나면, 주주들도 최태원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 등을 진행하는 등 기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대응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6,200억원, 영업이익 1,779억원을 달성해 2016년 340억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2년 새 1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와 최 회장이 1조원에 산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5조원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1년 새 급성장했다.
SK 관계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해 재원을 다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판단해 더 이상 지분을 사지 않았다”며 “최 회장이 지분을 산 것은 당시 중국 등 해외 투자자의 지분 참여가 예상됨에 따라 반도체 산업 보호 의지로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