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13억 인도시장에 '사무소'라니...왜?
신흥국 금융불안 속, 적지않은 비용투자 지점·법인설립 부담작용
현대해상이 인도에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인도 사무소 신설안을 의결하고 금융감독원에 사무소 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2004년, 삼성화재는 2009년 델리에 사무소를 개소했고 삼성생명의 경우 2015년 폐쇄한 상태다. 현대해상은 뉴델리 지역에 낼 예정이다.
현재 현대해상은 미국(법인,지점), 중국(법인), 싱가포르(법인), 일본(지점), 영국,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6년 6월 베트남 현지 두 번째 사무소인 하노이 사무소를 개소했다. 인도에 사무소가 생기면 세계 8개국에 3개 법인, 2개 지점, 7개 사무소를 두게 된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대해상 해외법인들의 올 상반기 당기손이익은 미국법인(Hyundai Investment America)이 4억7900만원, 중국법인(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 6300만원, 싱가포르법인(Hyundai Insurance Brokers Pte., Ltd) 6억1600만원이다.
현대해상은 이미 직원을 현지에 파견해 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는 상태다.
이번 현대해상이 인도에 진출할 경우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범 현대가 기업인 현대차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인도 보험시장이 연 10% 이상 급성장하면서 세계 10대 보험시장에 들어섰고, 특히 보험 가입률이 4% 정도에 불과해 향후 성장성도 매우 커 금번 진출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인도는 전체 인구가 약 13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인구수 2위이고 독일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시장 4위로 급부상한 상태다. 특히 지난 1998년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시작한 인도 첸나이 소재 현대차 공장은 올해 6월초 누적 생산대수 800만대를 돌파했다.
때마침, 최근 신흥국 증시 불안 속에서 인도 증시가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랠리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증시의 성장세에 대해 대외건전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고속성장했던 인도 경제에 금융권 부실채권이라는 암초도 도사리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인도 정부는 올해 1월 20개 국영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814억 루피(약 14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금융기관 정상화를 위해 향후 2년간 2조1100억 루피(약 35조5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의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인도경제의 직격탄으로 작용해 기업파산이 늘어나고 불어난 부실채권이 인도에서 대표적인 금융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이후 은행들이 통신업과 광업 등 문제가 있는 사업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인도에는 21개나 되는 국영은행이 있다. 인도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인도 은행시스템에서 부실채권 비중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11.6%까지 치솟았다. 인도는 아시아국가중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다.
막대한 부실채권을 떠안은 인도의 은행들은 새로운 기업들에 대출을 내어줄 여력이 없다. 모든 인도국영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9%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레딧스위스는 실제 인도 부실채권율은 20%가 넘는 것으로 평가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정부는 국영은행을 절반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다만, 근래 채무불이행 기업에 대한 파산절차를 앞당긴 파산법 개정에 따라 부실채권이 정리되 가면서 인도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채무 불이행 기업이 9개월안에 지불 불능 채무를 해결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청산을 진행한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인도 보험시장은 해외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할 수 없다.
인도 보험시장은 인도 재무부 산하기관인 인도 보험 규제·개발관리국(IRDA ; Insurance Regulatory &Development Authority)의 승인정차가 필요한 사업분야다. 과거 인도 정부는 보험·연금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를 26%로 제한했다. 2015년 보험법 통과 이후 외국인 투자 가능 지분을 49%까지 확대했지만 소유권과 운영권은 인도인이 보유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IRD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도 보험사는 공기업 8곳을 포함해 총 62개사가 운영되고 있다. 알리안츠, 프로덴셜 등 다양한 해외보험사들은 현지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또한 인도 보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인도 민간은행과의 합작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보험·연금 상품들은 은행의 대출 상품과 연계해 판매가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현지 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허가와, 적지않은 합작비용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는게 문제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인도 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보험사가 인도 보험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인도 보험시장이 여전히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인도 국내 경제상황과 현지 보험업의 진입규제등을 검토해 볼 때 인도 금융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접근은 보다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2009년에 인도에 사무소를 낸 삼성화재는 아직까지도 사무소 체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무소설립은 해당 지역을 모니터링하고 사무와 연락, 현지 보험사와의 재보험 협의 등을 위해 설립하는 것"이라며 "인도 감독당국과의 협력, 정보 네트워크 강화도 모색될 것"이라며 금번 사무소 개설을 당장의 지점이나 법인 설립을 위한 사전조치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