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가두리 거래' 논란..."시세 차이 고려해 입출금 재개" vs "시장 왜곡 가능성 높아"

-개인 월렛으로 출금 안되지만 거래는 가능...입출금 재개시 안전장치 필요

2018-08-20     백성요 기자

이른바 암호화폐 '가두리'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빗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빗썸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의 감사가 완료되는 대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 후 해제해 나갈 계획이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의 가두리 거래는 지난 6월 19~20일 약 35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사건 이후 일부 코인에서 계속되고 있다.

가두리 거래란 고객들이 구매한 암호화폐를 개인의 월렛(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디지털 지갑)으로 출금할 수 없는 상태에서 거래소 서버 내에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빗썸에서 구매한 일부 암호화폐를 자신의 월렛으로 출금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래에 나서고 있다. 

빗썸의 관계자는 "현재 상장된 37종의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을 포함한 열 가지 이상의 코인이 거래가 재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KISA의 감사가 아직 진행중인 만큼, 감사 진행 정도에 따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코인 입출금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입출금이 재개된 코인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기반의 모나코, 미쓰릴 등 비교적 세계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코인들이다.

만약 거래량이 주요 코인만큼 많지 않은 암호화폐에 대한 거래가 재개될 경우 외부에서 산 상대적으로 저렴한 코인들이 빗썸으로 몰리며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검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한때 전세계 거래량 1위까지 기록했던 빗썸에서 두 달 넘게 가두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체가 문제"라며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경우 해외 거래소로 몰려 국부유출의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빗썸의 관계자는 "점검을 마치더라도 타 거래소와 시세차이가 크게 나는 코인들에 대해서는 안정화 상황을 지켜보며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며 "안정성이 확인된 것부터 재개할 계획이고 조만간 입출금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빗썸은 지난 13일 모나코, 모네로 등 2종의 암호화폐 거래를 재개하면서 "시세 차이가 10% 이내로 안정돼 입출금 서비스를 재개하고자 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다만, 해외 거래소와 시세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시가총액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일부 알트코인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