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개편, 스마트미터 보급에 달려

한전 “AMI 구축 완료에 약 1조 5000억원 소요”

2018-08-01     양현석 기자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근원적 대안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검토하기로 했으나 계시별 요금제 실시에 필수적인 AMI(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 구축 실적이 목표에 못 미치고 있어 정부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낙연 총리의 누진제 완화 검토 지시에 맞춰 한시적 누진 구간 완화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유력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3개 시기로 나누고, 시간대를 최대, 중간, 경부하 3단계로 나눠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것으로 ‘수요관리형 선택요금’이라고 불린다.

이 요금제는 일반용과 산업용에는 이미 도입이 됐으나 가정용에는 실시간 전력사용량을 알 수 있는 ‘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 이하 AMI)’ 구축이 완료되지 않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AMI는 양방향 통신망을 이용해 전력사용량, 시간대별 요금정보 등의 전기사용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자발적 전기 절약과 수요반응을 유도한다. 흔히 ‘스마트 미터’로 불린다. 

AMI는 전력량계와 통신설비(데이터집중장치 및 모뎀), 운영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가정마다 설치된 디지털 전력량계로부터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할 수 있어 계시별 요금제 시행의 필수적 요소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 2,250만호에 달하는 모든 주택용 전력량계에 AMI 구축을 마무리하고, 2021년에 세종시부터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전에 따르면 AMI 사업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680만호를 완료해 올해 9월 목표치인 780만대에 100만대 가량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AMI 구축에는 1조5,000억에서 1조6,000억원의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다. 한전의 재정상황이 악화될수록 이 사업의 성패는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발전용 연료비 상승과 함께 누진제 한시적 완화에 따른 재정 손실이 온전히 한전에게만 주어진다면 누진제의 근원적 현실적 대안인 계시별 요금제 시행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올해 9월 목표치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업에 박차를 가해 2020년 2,250만호 구축 완료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