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쏟아 부은” 정용진標 ‘삐에로’ 전략...오프라인 채널 돌파구 될까

‘뒤죽박죽’ 진열된 물건...스타필드 이어 고객 체류시간 늘리기 작전

2018-06-25     이효정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의 성공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만들며 ‘체험형 공간’을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쇼핑공간을 넘어 다양한 놀이를 접목시켜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이번에 정 부회장이 선보이는 ‘삐에로쇼핑’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정용진 부회장의 ‘삐에로’ 전략이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활기를 띄게 해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삐에로쇼핑 1호점’이 개점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예상 가능한 범주의 상품들을 보기 좋고 찾기 쉽게 가지런하게 잘 정돈해 뒀다면 ‘삐에로쇼핑’은 불규칙하게 상품들을 쌓아뒀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깔끔하고 보기 좋은 진열 방식 대신 매장 전체에 빼곡하게 상품을 디스플레이 했다. 

정신없이 많은 상품들을 살펴보다가 ‘보물’을 찾듯 상품을 골라내고, 그것이 구매로 이어지게끔 유도하는 장치로 보인다. 다시 말해 쇼핑을 ‘놀이화’ 시켜 재미를 더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오픈을 앞두고 삐에로 쇼핑 매장에 입점업체들이 하나 둘 입점해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입점업체는 미성메탈, 니코피, 더마키즈, 퓨어포레, 하루마다, 애덜린, 스파이더락, 오호라 등이다. 화장품과 향수, 이미용기기, 욕실 및 주방기기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 헬스앤뷰티(H&B)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대거 입점했다.

이외에도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과자를 비롯한 간식류, 컬러링북이나 엽서 등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찾아볼 수 있던 상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이어폰 등 음향기기, 조명기기, 각종 피규어와 프라모델 등도 판매한다.

여기에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던 상품들을 대거 진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쟁력을 높였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문구점, 서점 등의 상품구색을 합쳐 놓은 ‘만물상’ 콘셉트 매장인 셈이다.

이러한 콘셉트는 일본 돈키호테 전략과 유사하다.

돈키호테 창업자는 처음 가게를 열 당시 종업원을 구할 여력도 없고 매장도 좁아 궁여지책으로 좁은 공간에 많은 상품을 진열했다. 

실제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매장을 돌아다니다가 원하는 상품을 발견하면 일종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돈키호테의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매장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나면서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도 함께 볼 수 있다.
 

매장체류시간을 늘려 승부수를 띄우는 정 부회장의 전략은 스타필드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 등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구상할 때 여러 체험시설을 입점 시켜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했다. 스스로 놀이공원과 야구장을 스타필드의 경쟁상대로 꼽기도 했다.

스타필드하남의 개장 첫해 고객의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은 5.5시간으로 대형마트 1.5시간, 백화점 2.5시간보다 훨씬 길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입지 확장 뿐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며 “스타필드가 독특한 콘셉트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피에로쇼핑이 소비자의 ‘취향저격’에 성공할지, 이로 인해 실적 확대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올해 내로 3곳 정도의 삐에로쇼핑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28일 스타필드코엑스몰에 1호점을 열고 7월 서울 강남대로에 2호점도 연다.

스타필드에 이은 ‘피에로쇼핑’을 통한 정 부회장의 ‘고객 체류시간 늘리기’ 작전이 먹혀들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 3월 삐에로쇼핑을 두고 “1년 동안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고 언급했던 만큼 ‘정용진표 감성’이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