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청 납품단가 감액한 LG전자에 과징금 33억원 부과

LG전자 "월말정산에 따른 소급적용에 따른 것", 공정위 "정당한 사유 아냐"

2018-04-26     백성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전자가 하도급 업체에게 납품 단가를 인하했다며 하도급법 위반 행위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33억2400만원을 부과했다. LG전자는 월말정산에 따른 소급적용에 따른 것으로 하도급 업체와의 합의·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LG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여 시정명령(지급명령 포함)과 함께 과징금 33억 2400만 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하도급 업체에게 휴대폰 부품 제조를 위탁하고 주로 분기별로 생산성 향상,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사유로 해당 부품에 대한 납품 단가를 인하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2014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의 기간 동안 24개 하도급 업체에게 제조 위탁한 총 1318개 품목(품목 번호 기준)에 납품 단가를 인하하기로 합의한 후, 그 인하된 납품 단가를 합의일 이전으로 소급 적용했다. 소급 적용 기간은 최소 1일에서 최대 29일로 24개 하도급 업체의 하도급 대금 총 28억 8700만원이 감액됐다.

24개 하도급 업체들은 이미 이전 단가로 납품돼 입고까지 완료된 부품에 대한 하도급 대금 평균 1억2000만원(최소 1만8000원, 최대 5억9914만5000원)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하도급법상 단가 인하에 관한 합의가 성립된 경우 그 합의 성립 전에 위탁한 부분에 대하여도 합의 내용을 소급하여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 대금을 감액해서는 안 된다.

LG전자측은 월말 정산에 따른 소급 적용이며 이와 같은 소급 적용에 하도급 업체와의 합의·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번 심결을 통해 이와 같은 사항은 하도급 대금 감액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원 · 수급 사업자 간에 합의된 단가의 소급 적용과 관련한 하도급법상의 규정은 이전에는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적용한 경우를 위법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13년 5월 28일 법률이 개정되어 그 내용이 삭제됨으로써 수급 사업자와의 합의 또는 동의 유무를 불문하고 소급하여 적용하는 그 자체가 위법 행위로 규정됐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LG전자에 지급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3억2400만 원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대기업들이 월말에 정산한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인하된 단가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사례 등의 재발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대 · 중소기업 상생 협력 강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중점을 두어 왔으나, 이의 정착을 위해서는 공정거래 질서의 확립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고 앞으로 위반 행위에 대한 법 집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