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떴던 ‘액상형’ 전자담배...‘궐련형’도 같은 전철?

- “궐련형 전자담배, 제기되는 단점 보완해야 롱런할 수 있을 것”

2018-03-27     이효정 기자

몇 년전 국내에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했던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사그라들며 ‘일시적 유행’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액상형 전자담배가 한국에서 ‘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골목 여기저기 액상형 전자담배 상점이 들어섰고 소비자들도 연초담배와는 다른 담배에 주목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인기 하락은 ▲연초담배보다 덜 해롭다던 주장과 상반되는 연구결과 ▲부족한 타격감 ▲이질적인 맛 ▲디바이스 및 액상 관리의 어려움 ▲꾸준한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흥행은 사실상 ‘일시적 유행’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초담배를 사용하던 흡연자들의 관심을 잠시 환기했던 아이템이라는 분석이다. 

흡연자 A씨(25세, 의류사업 자영업자)는 “역한 냄새와 쓴 맛을 내던 연초담배와 달리 액상형 전자담배는 좋은 향에 냄새도 나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기 충분했다”며 “전자담배 기기를 충전해야 하는 것, 무화량이 적다는 것, 목넘김이 연한 것 등이 결국은 단점으로 남아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흥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비슷한 ‘일시적 유행’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디바이스 관리의 어려움 및 타격감 부족 등 여러 측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비슷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덜 해롭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연구결과가 등장하는 반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결과 역시 발표되는 등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만약 많은 연구가 ‘연초담배의 유해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방향의 결과를 내놓는다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꾸준한 인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업계는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관리의 어려움도 개선해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내부에 담뱃잎이 잘 빠지지 않아 매번 ‘클리닝’을 해야 하는 불편함 ▲연속 흡연이 되지 않는 일부 디바이스 보완 ▲낮은 내구성 ▲배터리 효율 등이 디바이스 보완점으로 꼽힌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릴’을 사용하는 흡연자 B씨(56세, 직장인)는 “아이코스를 다 피운 뒤 담배를 그냥 뽑았다가 뚜껑이 분리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그렇게 세게 뽑은 것도 아니었는데 ‘뚝’하고 빠지는 것을 보면서 내구성이 정말 약하다고 느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아이코스는 연속흡연이 되지 않아 불편함이 많다. ‘릴’의 경우 연속 흡연은 되지만, 내부에 담뱃잎 찌꺼기가 매번 너무 많이 남아 번거롭다. 무시하고 그냥 피우는 경우 담배 탄맛이 심하게 느껴져 피우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했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다”라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단점들이 충분히 보완되어야 국내 담배시장에서 롱런(long-run)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