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켈코리아, 개미산 세정제 '은밀히' 회수...소비자 배려는?
- 브레프파워 스프레이형 욕실용 세정제, 대형마트에서 전량 회수중
헨켈코리아가 ‘환경부 이슈’를 이유로 자사 스프레이형 세정제를 전량 회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소비자에게 별다른 고지 없이 ‘은근슬쩍’ 제품 바꿔치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돼 주목된다.
헨켈코리아는 지난 2월 초부터 대형 마트에 납품되던 ‘브레프 파워’ 스프레이형 세정제를 전량 회수하기 시작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8월 스프레이형 제품에 대해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헨켈코리아 스프레이형 세정제 중 ‘브레프 파워’ 욕실용 제품이 새로 생긴 허용치(0.5%)를 초과하는 개미산(form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전량 회수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불법’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주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들 중 대부분은 사용 중인 제품에 개미산이 함유되어있는지조차 잘 모를 가능성이 높다. 성분표시에 정확한 비율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환경부의 규정이 신설됐기 때문에 기업차원에서 고지를 해야할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개미산이 ‘살생물물질’로 지정된 만큼, 납품되던 제품을 조용히 회수하고 리뉴얼된 제품으로 바꿔치기 하기 전에 소비자들에게 미리 알려줬다면 더 좋은 대처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A씨는 “가습기·살균제 이슈로 시끄러운 요즘, 치명적인 위험물질이 포함된 세정제는 구입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가 제시한 수치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책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법규가 제정되기 전이라 해도 해당 수치를 넘는 제품은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가 제시한 규제 준수기간은 오는 2월 22일까지다. 헨켈코리아의 제품 회수 시점이 환경부가 제시한 ‘규제 준수기간’ 직전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해가 우려되는 제품’에 대한 기준이기 때문에 시정지시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헨켈코리아측은 “브레프 파워 스프레이형 욕실용 세정제의 개미산 함유량이 0.5%를 넘어 환경부 권고에 맞지 않아 리뉴얼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회수중”이라며 환경부가 제시한 기준을 넘지 않았고, 날짜역시 준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8월 22일 스프레이형 제품을 포함한 생활화학제품의 기준을 강화했다. 스프레이형 제품의 경우 살생물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환경부는 DDAC, OIT 등 26종의 살생물물질 목록을 마련하고 함량제한 기준을 제시했다. 국내 세정제 제품의 경우 개미산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별다른 규제가 없던 상황에서 ‘0.5%이하’로 강화됐다.
한편 개미산은 지방산의 한 종류로, 가장 강한 자극성 부식성을 가진다. 피부에 흡수되는 피부 점막 자극성은 초산보다 강하다. 증기가 피부에 닿으면 수포를 일으키고, 눈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체내에 들어가는 경우 신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