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도곡동 땅 돈 10억' MB아들 이시형 유입 포착

'이상은 통장, 이시형이 갖다 쓴 정황' 이동형 진술…MB 압박 한층 강화

2018-02-13     백성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제 주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일부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에게 직접 유입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은 다스 실소유 의혹과 긴밀하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을 한층 더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13일 사정당국자를 인용, 다스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2013년께 이시형씨가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의 아들 이동형씨에게 요구해 이상은씨 명의 통장을 받아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영포빌딩 내 다스 '비밀창고'에서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난 자료를 입수하고 나서 이동형씨를 불러 같은 취지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수사팀은 이 통장에 1995년 매각된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의 일부가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이시형씨가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이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통해 다스 지분이 전혀 없는 이시형씨가 해외법인 운영권을 확보하고, 자신 명의로 에스엠 등 핵심 협력 회사를 세워 운영하는 등 다스 경영권을 장악해나가는 과정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러나 차명 주주 의혹을 받아온 이상은씨나 고(故) 김재정씨 측에서 이시형씨에게 직접 자금이 이동한 흐름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상은씨와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는 1995년 공동 소유한 도곡동 땅을 팔아 양도세 등 거래 비용을 제외하고 100억원씩 나눠 가졌다. 이후 이상은씨는 이 돈 일부로 다스 지분을 새로 인수하거나 증자에 참여해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가 됐다.

종잣돈 역할을 한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에 따라 다스의 실제 주인도 달리 판단할 수 있어 과거 2007∼2008년 검찰과 특검 수사 때도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는 핵심 수사 대상 중 하나였다.

검찰은 도곡동 땅과 다스 모두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던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씨가 도곡동 땅 판매대금 10억원가량을 가져다 쓴 것이 사실이라면 이상은씨의 재산에 이 전 대통령 측의 '보이지 않는 몫'이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전방위 수사를 통해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의 결론에 접근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