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노리는 대형 증권사, 채용 비리 등 적폐 정국속 사업차질

- 채용비리, 일감몰아주기 등을 빌미로 단기금융업 인가 지연

2018-01-30     이단비 기자

초대형IB사업의 핵심 요소인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연되며 증권사들이 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NH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초대형IB로 선정된 증권사들이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연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용비리, 일감몰아주기, 대주주구속 등 과거의 비리·의혹들이 미래사업에 걸림돌이 되고있다는 설명이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초대형IB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사업을 하기 위한 절차다. 사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 200%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의 금감원 채용비리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초대형IB 2호'가 유력했지만 지난 24일 증선위에 안건이 상정 되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어 심사가 보류됐고, KB증권은 지난 3일 인가신청을 자진철회했지만 통합전 현대증권의 불법 자전거래와 대주주 신용공여 문제 등이 불거졌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재용 삼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심사가 중단됐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초대형IB를 위한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인력과 인프라 등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지난 24일 증선위에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 안건 상정이 무산되면서 답답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사업 인가의 리스크였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의 금감원 채용비리가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NH투자증권의 안건상정을 낙관해왔다. 하지만 이번 증선위에서 안건조차 상정되지 못해 2주 뒤인 다음달 7일에 열리는 다음 증선위를 기약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인가상정이 보류됐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부인 등 일가가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어서다. 이에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가 보류돼 초대형IB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근 통합 출범 1주년을 맞은 KB증권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단기금융업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을 이유로 지난 3일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KB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옛 현대증권 시절 발생한 불법 자전거래와 대주주 신용공여 문제로 기관경고와 과징금부과 등 중징계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장애물로 인가 가능성이 낮아 스스로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단기금융업 심사가 중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 지분이 없지만 금융당국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주주로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한편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된 바 있다.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발행으로 8000억원에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며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