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제무역위 "삼성·LG세탁기로 美산업 심각한 피해" ...삼성 LG "적극 대응"

"양사 세탁기 판매량 급증으로 美산업 생산 및 경쟁력 심각한 피해"

2017-10-06     한익재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는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은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이며 결론은 내년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등에 따르면 美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정했다.

삼성과 LG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향후 세이프가드 조치시 배제되지만 양사 모두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공장에서 제조·수출하고 있어 이번 조치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전망이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대형 세탁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 원)수준이다.

ITC는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데 대해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적극 대응방침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체 뉴스룸에 올린 영문 입장 발표문을 통해 "ITC의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한)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수입 금지는 선택권 제한, 가격 상승, 혁신 제품 공급 제한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LG전자도 이날 ITC 결정에 대해 예측했던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세이프가드 결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