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 토마토 900동 피해 추정’ 농가 생계 흔들…출하 손실 최대 117억 원 우려
‘충남 201농가 143㏊ 확진·의심’ 부여 방울토마토 주산지 확산 비상 ‘생산량 30~70% 감소 가능성’ 피해 확산 땐 수십억 원대 출하 차질 우려 ‘부여군 초기 대응·도지사 현장 점검’ 감염 경로 규명과 실질적 보상 시급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충남 부여군 세도면 방울토마토 재배시설에서 바이러스 감염 피해가 확산하면서 농가들이 수확 포기와 추가 영농비 부담에 직면한 가운데, 피해 추정 면적을 기준으로 한 출하 손실 가능 규모가 최대 117억 원에 달한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돼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
토마토 포기를 뽑아낸 자리가 늘고 있다. 이미 심은 작물을 살려야 할지, 다른 모종으로 다시 농사를 시작해야 할지 판단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겨울철 난방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농가들은 출하를 앞두고 생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7일 부여군 세도면의 토마토갈색주름과실바이러스(ToBRFV) 발생 농가를 방문해 재배시설 피해 상황을 살피고 농업인들의 방제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들었다.
문제의 바이러스는 토마토 잎을 위축시키고 열매에 갈색 주름과 변색 등을 일으킨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감염 정도에 따라 생산량도 30~70% 감소할 수 있다.
전파력도 강하다. 감염 식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농기구를 사용해도 확산할 수 있어 농장 출입 관리와 작업도구 소독이 중요하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7일 기준 도내 65농가 43.1㏊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별도로 136농가 99.9㏊에서는 감염 의심 사례가 집계됐다. 이를 합치면 201농가 143㏊에 달한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전국적인 방울토마토 주산지인 부여 세도면이다.
세도농협 방울토마토공선회의 자체 조사에서는 지난 5일 기준 정식 농가 157곳 가운데 83곳에서 감염이 확인됐거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피해 추정 시설은 비닐하우스 약 900동, 면적은 59.5㏊다.
세도면 전체 방울토마토 재배면적 183㏊와 비교하면 약 32.5%에 해당한다. 다만 농협 자체 조사에는 미확진 의심 사례도 포함돼 실제 피해면적은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제적 손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세도면의 연간 방울토마토 생산량 약 1만t을 재배면적에 비례해 환산하면 피해 추정 면적 59.5㏊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3251t이다.
해당 면적에서 생산량이 30~70%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예상 감소 물량은 약 975~2276t으로 계산된다.
세도농협이 지난해 토마토 5528t을 판매해 283억 원의 실적을 올린 점을 토대로 ㎏당 평균 판매액 약 5120원을 적용하면 출하액 감소 가능 규모는 약 50억~117억 원이다.
이는 연간 생산량과 과거 판매 실적에 피해율을 적용한 가상 계산이다. 실제 감염면적과 작물 생육 단계, 수확 시기, 판매가격 등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확정 피해액이나 공식 전망치로 볼 수는 없다.
부여군은 지난달 말부터 감염 확인과 방역 대응에 착수했다.
부여군농업기술센터는 10월 26일 의심 토마토에 대한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국립농업과학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27일 시료 5건에서 감염이 확인됐으며 같은 날 농촌진흥청과 충남도 관계자들이 발생 현장을 점검했다.
이어 29일에는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발생 사실을 신고했다. 11월 2일 당시 세도면 확진 농가는 23곳, 의심 농가는 30곳으로 집계됐다.
이후 군 농업기술센터는 농가별 발생 현황 조사와 기술지도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소독제와 장갑 등 방역 물품 지원, 구체적인 소독 방법과 재정식 판단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농가의 피해는 이미 영농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세도면에서 23개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농업인 정경남씨는 감염으로 일부 하우스의 토마토 포기를 절반가량 제거했다고 밝혔다. 확산 속도가 빨라 감염 포기를 제거하는 일조차 중단한 상태로, 남은 작물에 난방비를 투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염원이 무엇인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일부 농가에서는 모종을 옮겨 심은 지 3~5일 만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종자와 육묘 단계에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특정 종자나 육묘장이 감염원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도는 지난 5일 예방수칙을 농가에 안내하고 농촌진흥청 병해충위험평가전문위원회에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 오는 13일까지 도내 토마토 농가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공적 방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인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출하 감소와 소비 위축이다. 특히 10월 정식 농가에서 감염 사례가 집중되면서 내년 1월 출하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이번 바이러스는 식물에 발생하는 병원체로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은 아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방울토마토의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안내도 필요한 상황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감염된 작물을 제거하는 순간 종묘비와 비료비, 인건비 등 그동안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 재정식에 나서더라도 추가 비용과 수확 지연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출하량 감소가 장기화하면 세도농협의 선별·유통시설과 토마토 가공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농가별 손실 조사와 별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관건은 신속한 감염 경로 규명과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다. 피해면적 확정과 방제 기준 마련, 재정식 비용 지원 및 손실보상 가능 여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판단이 요구된다.
박수현 지사는 이날 피해 농가의 경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바이러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방제 대책과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관계 부서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