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들인 경남 풍력 너셀 시험장, 추가재원 못 구해 가동 불투명

경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지적…매립지 설계변경·환율 변동에 사업비 늘고 기간 2년 연장

2026-11-07     이충진 기자
풍력

경남 창원에 조성 중인 풍력 너셀 시험장이 추가 재원 92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정상 가동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6일 경남도 산업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업비 증액과 재원 미확보 문제를 짚었다.

시험장의 사업명은 '풍력 너셀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배후부지에 짓는다. 너셀은 풍력발전기에서 전력변환장치와 증속기, 제어기 등을 한데 모은 설비다. 시험장은 이 장비의 성능을 시험·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이 사업의 목적을 15㎿급 너셀 테스트베드와 실증센터 구축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업은 2020년 시작됐다. 정부와 경남도, 창원시가 경남테크노파크를 수행기관으로 정했고, 지금까지 국비와 지방비 400억원이 들어갔다. 당초 목표는 2024년 완공이었다.

일정은 설계변경으로 바뀌었다. 매립지 특성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면서 사업비 42억원이 추가됐고,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 2년 연장됐다.

남은 문제는 재원이다. 유로화 환율 변동에 따른 29억원과 독일산 시험장비 설치를 포함한 건축비 63억원이 마련되지 않았다. 합치면 92억원이다.

감사에서 의원들은 사업 추진 과정을 따졌다.

강민승 의원은 "매립지에 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인데도 경남테크노파크가 토목 담당 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바닷물 유입 가능성과 지반 보강 필요성, 공법 변경 및 추가 공사비의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규헌 의원은 "도가 2024년 사업비 증가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수백억 원을 투입한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구연 경제환경위원장은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잘못을 확인하고 책임을 짚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시설을 어떻게 정상 가동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창원시는 지난 2019년 8월 이 사업을 2020~2024년 5년간 국비 180억원, 지방비 220억원 등 총 400억원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시는 전국 풍력 기자재 업체 185곳 가운데 84곳이 경남에 있다며 테스트베드가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국비·지방비 400억원은 그때 밝힌 총사업비와 같은 규모다.

사업 기간 종료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부족한 92억원은 감사 시점까지 확보되지 않았다.